석유화학업계, 신사업 추진 '양극화'

입력 2009-07-07 14:44 수정 2009-07-0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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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회사 '신재생에너지', 중견회사 '소재분야' 각각 집중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불황을 타개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 뿐만 아니라 프린터용 토너에서 액정표지장치(LCD)용 고휘도 편광시트까지 다양한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이 모든 사업분야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회사별로 규모에 맞춰 신사업이 양극화되고 있다. 대형 석유화학 회사들이 태양광·풍력·2차 전지 등 막대한 투자비와 시간이 드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잇따라 진출하고 있는 반면 중견 석유화학 회사들은 소재분야를 중심으로 당장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국내외 틈새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최근 내구성 등이 금속에 버금가는 경량 플라스틱인 PPS(Poly Phenylene Sulfide; 열가소성 수지)를 개발하고 내년부터 상업생산에 나선다.

SK케미칼은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PPS의 국내 수요를 충당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해외 수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최근 연산 30t 규모의 파일롯 생산설비를 완공한 후 현재 상용화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SK케미칼측은 PPS의 세계 수요가 매년 15% 이상 증가하고, 특히 중국의 PPS 수요가 매년 30% 이상 증가하고 있어 상업생산이 본격화되면 꾸준한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정밀화학도 올해 4분기부터 레이저프린터용 토너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400억원 이상을 신사업 발굴에 투자한 삼성정밀화학은 차세대 컬러프린터용 토너에 대한 연구개발을 마치고 울산에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우선 올 하반기 중 연간 3000t 규모의 1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삼성정밀화학 관계자는 "전자재룝문에서 적층세라 전자재료 부문의 적층세라믹콘텐서(MLCC) 원료인 BTP와 반도체 현상액인 TMAC, 액정고분자 폴리머(LCP)에 대한 투자에 나서 매출비중을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 전자재료 사업을 핵심 수익원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케미칼은 수(水)처리 필터와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웅진케미칼은 최근 국내 처음으로 직물을 접착한 LCD(액정표시장치)용 고휘도 편광시트를 개발했다. 고휘도 편광시트는 LCD의 밝기를 높이기 위해 백라이트 유닛에 사용하는 광학시트다. 그동안 미국 3M사가 독점하던 고휘도 편광시트 시장에 진출하면서 신규 매출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SKC는 쓰치덴,게이와,기모토 등 일본 3개업체가 장악하던 LCD용 광학필름시장에 뛰어들어 이 부문 1위업체로 올라섰다.

반면 대형 석유화학 회사들은 신사업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정하고 막대한 투자비와 시간을 쏟고 있다.

한화석유화학은 올 하반기부터 태양광전지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2015년까지 총 8000억원을 투자해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광전지-태양광 발전에 이르는 크린 에너지의 수직계열화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태양광전지 셀 생산공장도 건설 중이다. 생산 첫해인 올해 연간 700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15년부터 연간 2조원을 올린다는 목표다.

한화석화 관계자는 "2015년 태양전지 시장의 5%를 점유하는 글로벌 리딩 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화학도 오는 2013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전문 생산공장 건설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투자로 2012년 5000억원, 2015년 2조원의 매출과 세계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안에 하루 4000ℓ 규모의 바이오에탄올을 시험 생산하는 파일럿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파일럿 플랜트의 시운전 경험을 쌓고 추가 기술개발에 나서 상용화 플랜트도 건설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경우 대규모 투자와 함께 오랜기간 투자를 해야 하는 만큼 회사의 전략뿐만 아니라 규모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따라서 중견 석유화학 회사들의 경우 주력 사업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노하우와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사업 추진으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중견 업체들은 자금이 한정돼 있는 만큼 일정기간 내에 매출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장 공략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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