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으로 인한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주관하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다. 입시업계에서는 수능에 재도전하는 재수 이상의 장수생이 많아지면서 평가원의 올해 수능 난도 조절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번 모의평가는 4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2114개 고교와 502개 지정 학원에서 치러진다.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총 47만4133명의 수험생이 시험을 치른다. 이 가운데 ‘N수생’ 등을 포함한 졸업생은 8만8698명(18.7%)으로 15년만에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다만 졸업생 비율로 보면 지난해(19.0%) 대비 0.3%포인트(p) 감소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고등학교 졸업생 수가 작년 대비 3만6000명이 줄고 고3 재학생 수는 2만여 명이 늘었는데도 6월 모평에 접수한 졸업생 수가 늘어났다는 건 3수나 4수에 도전하는 장수생들이 늘었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면서 “의대 모집 정원이 늘어나니까 최상위권 학생들이 기회라고 생각해서 입시에 진입하는 것 같고, 또 킬러문항 배제로 수능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는 인식도 여전히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말 교육부가 발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전국 39개 의과대학의 2025학년도 모집인원은 전년 대비 1497명 증가한 4610명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인 차의과대까지 합치면 전국 40개 의대에서 총 4695명을 선발한다.
통상 수능 출제 기관인 평가원이 주관하는 모의평가는 당해 수능 출제 경향을 파악할 수 있는 시험으로 여겨진다. 입시업계에서는 의대 증원으로 인한 N수생 증가와 킬러문항 배제 등 영향으로 올해 수능 난도 조절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 대표는 “반수생 같은 경우 6월 모의평가보다 9월에 1만6000명 정도가 더 들어오고, 작년 수능을 살펴보면 6월 모의평가를 안 보고 수능만 치른 N수생은 9만여 명 정도였다”면서 “모의평가에 참여하지 않고 수능을 치르는 학생들이 적지 않아 학생들의 수준을 가늠하기 어려울 거고, 킬러 문항도 배제하면서 변별력도 갖춰야 하니 평가원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6월 모의평가를 오는 9월 9일 시작되는 수시 원서접수에 대한 참고 자료로 활용할 것을 조언한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이번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교과 성적과 자신의 대학별고사 준비 정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시 지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6월 모평 결과를 통해 수능 성적을 예상, 정시 합격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지만 6월 모평 결과가 그대로 수능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면서 “시험 범위, 응시생, 시험 환경 등 차이로 성적이 하락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아 수능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보수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6월 모의평가 성적통지표에는 영역 및 과목별로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영역별 응시자 수가 표기된다. 성적 통지는 다음 달 2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