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동결’에 하락세 일단 멈췄지만…꺾여버린 국내외 '투심'

입력 2024-05-0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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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신고가(ATH) 대비 22% 하락…5.7만 달러 횡보
6.2만ㆍ6만 주요 지지선 차례로 붕괴…5만 달러↓ 예측도
수요 감소ㆍ거시 경제 환경 원인…‘공포탐욕’ㆍ김프도 꺾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비트코인이 신고가(ATH)에서 20% 이상 하락을 보이며 국내외 투심까지 꺾이는 모양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로 인해 증가했던 수요가 감소하고, 위험 자산인 가상자산에 비우호적인 거시경제 환경이 조성되면서다. 전체 시장 투심을 나타내는 ‘공포와 탐욕 지수’는 6개월 만에 ‘공포’로, 국내 수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김치프리미엄 역시 이달 한때 1%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3월 신고가를 경신했던 비트코인은 신고가 대비 22%하락한 5만7000달러 대를 나타내고 있다. 한 달 기준으로 14% 가량 하락하며 국내외 투심이 악화하는 상황이다. (출처=코인마켓캡)
▲3월 신고가를 경신했던 비트코인은 신고가 대비 22%하락한 5만7000달러 대를 나타내고 있다. 한 달 기준으로 14% 가량 하락하며 국내외 투심이 악화하는 상황이다. (출처=코인마켓캡)

2일 오후 3시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5만7447달러를 나타내며, 올해 3월에 달성한 신고가(7만3750달러) 대비 22% 이상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30일 6만4000달러에서 1일 6만 달러로 급락한 뒤 다시 5만7000달러 선까지 후퇴했다.

이 같은 급락세는 1월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급증했던 수요가 감소하고,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에 비우호적 거시환경이 조성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현지시각 1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금리동결’을 발표하며 현재 5%대 금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을 시사한 점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파월 의장은 “다음 정책 움직임이 금리 인상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인 2%를 향해 나아간다는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는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파월 의장 발표 이후 비트코인은 한때 5만9000달러를 잠시 회복했으나 다시 5만7000달러선을 횡보하는 중이다.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은 덜었으나, 비트코인은 최근 주요 지지선이 연달아 깨지며,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크립토퀀트 저자 크레이지 블록은 지난달 30일 온체인상 주요 지지선으로 6만2000달러와 6만 달러 언급했다. 크레이지 블록은 “6만 달러는 6개월 미만 비트코인 보유 단기 투자자들의 평균단가(실현가격)이며, 6만2000달러는 지갑에서 비트코인을 활발히 거래했던 주소들의 실현가격”이라면서 “이러한 주요 지지선을 테스트할 때 되려 반등으로 리스크가 감소하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으나 두 지지선 모두 무너진 상황이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10x 리서치가 제시한 지지선인 5만7300달러도 위태롭다. 5만7300달러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구매자들의 평단가다. 1일 10x 리서치는 “비트코인의 주된 상승 동인은 ETF 자금 유입이었지만 시장 분위기가 약해졌다”면서 “(지지선이 깨지면) 5만2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블록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 역시 비트코인이 6만 달러를 하회할 경우, 자금 유입 감소와 거시 경제 환경 등으로 인해 5만~5만2000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립토퀀트 역시 하락의 원인을 수요 감소 영향으로 보고 있다. 크립토퀀트는 “비트코인을 매도한 적 없는 지갑주소 수가 3월 말 16만 개에서 9만6000개로 크게 감소했다”면서 “앞으로 바닥이 형성되고 반등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을 매집하는 지갑들의 증가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6거래일 연속, 총 12억 달러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출처=파사이드 인베스터(Farside Investors))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6거래일 연속, 총 12억 달러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출처=파사이드 인베스터(Farside Investors))

실제로 최근 비트코인 상승을 주도했던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발 수요가 감소하며,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지난 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6거래일 연속으로 유출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기간 유출된 비트코인은 1일 5억6370만 달러를 포함해 약 12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국내외 투심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인 '공포와 탐욕 지수'와 김치프리미엄은 각각 공포, 2%대를 기록하며 투심이 악화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출처=김프가, 얼터너티브닷미)
▲국내외 투심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인 '공포와 탐욕 지수'와 김치프리미엄은 각각 공포, 2%대를 기록하며 투심이 악화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출처=김프가, 얼터너티브닷미)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을 거듭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꺾인 상황이다. 가상자산 투심을 나타내는 ‘공포와탐욕 지수’는 이날 43포인트를 나타내며 6개월 만에 ‘공포’ 상태로 전환했다. 전날 54포인트로 4개월 만에 ‘중립’으로 전환한 지 하루 만이다.

국내 투심을 엿볼 수 있는 김치프리미엄(김프)도 최근 감소하는 추세다. 김프는 국내 비트코인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인데, 김프가 감소한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수요가 둔화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이 신고가를 경신했던 3월 김치프리미엄은 10% 안팎을 유지했지만, 이날 오후 3시 기준 2.25%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인 1일 한때 1%대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현 시장 상황에 대해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 공동센터장은 “(이번 하락은) 어제 FOMC 발표 결과에도 불구하고 홍콩발 ETF 유입도 (기대와 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미국 쪽 ETF도 순유출을 보였기 때문”이라면서 “(비트코인과 김프가 동시에 하락하는 시기에) 단기 변동성을 유의해야 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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