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한글박물관은 '방언'을 주제로 개관 10주년 기념 기획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를 개최한다.
18일 문체부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방언의 다양성과 가치, 이를 보전하는 한글의 힘을 발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서 '동학농민혁명군 한달문이 어머니에게 쓴 편지'(1894), '감자' 초판본(1935), '제주도 방언집' 초판본(1947) 등 방언의 말맛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자료 294건(432점)이 공개된다.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됐다. 1부 '이 땅의 말'에서는 옛 문헌 기록에서부터 현대의 미디어 콘텐츠까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지역 방언의 말맛과 특징을 소개한다. 2부 '풍경을 담은 말'에서는 방언 화자가 문학어로 꺼내어 손으로 쓴 방언과, 타지 사람이 귀로 듣고 기록한 방언을 통해 방언에 담긴 삶의 풍경을 살펴본다.
3부 '캐어 모으는 말'에서는 방방곡곡 발로 뛰며 방언을 캐어 모은 여러 사람의 노력을 소개한다. 실제 방언 조사에 사용한 각종 장비와 기록물, 방언 지도, 다양한 방언 사전을 만나볼 수 있다.
방언 화자들의 언어를 생생하게 담은 전시 콘텐츠도 선보인다. 박물관 직원들은 서울 중구 토박이회를 찾아 '서울 토박이말'을 포착하고 그 특징을 영상으로 풀어냈다. '제주 해녀들의 삶과 말'을 살펴볼 수 있는 '삼춘의 바당' 영상도 제작했다.
방언 연구자이자 방언 화자인 이기갑, 충청도 출신 개그맨 김두영 등 팔도 화자들이 참여한 '같은 듯 다른 듯 경상도 사투리', '팔도의 말맛' 콘텐츠도 볼거리다.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문학 속 방언을 재해석한 작품도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글 편지, 실용서, 문학 작품, 방언 조사 기록과 사전 등을 통해 기록문화유산으로서 한글의 역할과 가치를 재조명한다.
정보통신과 이동 수단 등의 발달로 지역 간, 문화 간 섞임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방언 간 경계는 흐릿해지고 있다. 방언은 우리들의 입에서 생생하게 쓰이면서도 시간이 지나고 환경이 달라지면 그 특성이 변하거나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방언을 모으고 한글로 남겨두는 것 그 자체가 언어문화를 보전하는 일이다.
특히 지역 방언을 살펴보면 국어 변화의 흔적이 남아 있기도 한데, 문자로 기록되지 않으면 후대에 전해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록문화유산으로서의 한글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 자체가 지금 여기 우리말의 모습을 남기는 또 하나의 자리이기도 하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공연과 강연을 아우르는 '찾아가는 사투리 이야기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강릉은 단오제 기간인 6월 10일, 제주는 탐라문화제 기간인 10월 6일 진행 예정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지난 장관 재임 시절 건립을 추진했던 국립한글박물관이 한글을 널리 알리는 대표 기관으로 성장해 10주년을 맞이하였다니 무척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말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문화 콘텐츠이다.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외국인들에게도 한국 구석구석을 보고 듣고 만나는 풍성한 전시가 되리라 기대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전시는 19일부터 10월 13일까지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