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의 희비가 엇갈렸다. 루닛은 매출이 늘고 영업손실이 감소한 반면 딥노이드는 매출이 줄고 영업손실은 증가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루닛, 뷰노, 제이엘케이, 딥노이드 등 주요 의료AI 기업의 지난해 매출이 모두 공개됐다.
루닛은 지난해 매출 251억 원으로 전년 대비(139억 원) 80.9% 증가하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422억 원으로 16.7% 줄었다. 특히 해외 매출이 213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했다. 전년 110억 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루닛은 루닛 인사이트의 성장과 루닛 스코프 신규매출 창출, B2G(기업-정부간 거래) 시장 확대가 실적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루닛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암 진단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과 MMG를 도입한 의료기관이 전 세계 3000곳을 돌파했고,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의 첫 매출이 발생했다. 또 유럽과 중동 등으로 B2G 신규 시장을 확대했다.
뷰노는 지난해 매출 100억 원을 처음 돌파하며 창립 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83억 원 대비 60% 증가한 133억 원이다. 영업손실은 연구개발과 미국 진출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154억 원에서 163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주력 제품인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가 100억 원, 만성질환 관리 브랜드 하티브가 매출 10억 원으로 실적을 이끌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안정적 매출과 일본에서 판매 호조도 매출 상승에 힘을 보탰다.
제이엘케이의 지난해 매출은 25억 원으로 전년 34억 원보다 감소했지만, 영업손실 폭은 86억 원에서 71억 원으로 줄었다. 회사 측은 인건비, 영업비용 등 투자 비용이 감소한 탓에 영업손실이 줄었다고 밝혔다. 딥노이드는 지난해 매출 19억 원으로 전년 32억 원 대비 40%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61억 원에서 67억 원으로 늘었다.
루닛, 뷰노, 제이엘케이, 딥노이드 모두 올해를 손익분기점(BEP) 달성 또는 흑자 전환의 발판으로 삼는다.
루닛은 올해 상반기 내에 유방암 AI 기업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 인수를 마무리 짓고, 미국 영업망을 본격 확장할 계획이다. 또 새로운 매출 창구인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공동연구와 임상시험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 새로운 캐시카우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5년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뷰노와 제이엘케이는 올해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뷰노는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은 AI 뇌 정량화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브레인의 공식 런칭을 준비 중이고 뷰노메드 딥카스는 하반기 FDA 인허가 획득에 도전한다. 뷰노 관계자는 “올해 작년 대비 최대 3배 수준의 매출 성장도 가능하다고 예상돼 올해 분기 흑자, 내년 연간 흑자 달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이엘케이는 CT 기반 뇌출혈·뇌경색 진단 솔루션 JBS-LVO와 JBS-04K 임상 중이며 결과가 우수한 JBS-LVO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올해 목표는 BEP 달성이다. BEP 75~80억이면 흑자가 예상된다”며 “지난해 수가를 받은 제품이 올해 1분기부터 매출이 나오기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 매출 100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딥노이드는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해 최대 매출을 기대한다. 딥노이드 관계자는 “지난해 75억 원 규모의 2차 전지 AI 검사 솔루션 수주에 성공했다. 매출은 올해 하반기에 잡힐 예정이다.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된 뇌동맥류 뇌영상 검출‧진단보조소프트웨어 딥뉴로도 병원에 설치돼 있어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