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28일 “서대문에서 큰 변화를 느꼈다”라며 서울 서대문갑에 출사표를 던진 이용호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그는 “(당에)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야 한다”면서도 “도움을 요청받은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인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열린 이용호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험지’인 서대문을 출마가 결정된 박진 전 외교부 장관과 하태경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도 모습을 비췄다.
개소식 시작 7분 전 행사장 옆 주차장에 도착한 인 전 위원장은 자신을 반기는 시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셀카’를 찍었다. 순천에서 왔다는 한 시민과는 악수를 나누며 “아 순천~”이라며 짧은 감탄사를 뱉기도 했다.
연한 와인색 넥타이를 매고 온 인 위원장은 “오늘 서대문에서 큰 변화를 느꼈다”며 “여기서 힘을 모아서 이번에는 진짜 변화를 이끌어내자”고 외쳤다. 그는 “이 의원이 태도도 좋고, 또 신뢰를 받는 행동을 하고, 무엇보다도 박식한 분 같다”며 시민들에게 이 의원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박 전 장관하고도 아주 친한 사이다. 양쪽(이용호·박진)에서, 전라도 말로, 싹 쓸어버리자고잉!”이라며 함성을 유도했다.
그는 축사 도중 나 전 의원의 등장으로 그쪽으로 시선이 쏠리자 “나경원 의원님. 어서오십쇼. 관심을 뺏겨버렸네”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4·10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국민의힘 후보들은 ‘혁신 행보’에 앞장섰던 인 전 위원장에게 헬프콜을 보내고 있다. 이에 응해 인 전 위원장이 다시 정치판에서 모습을 보이자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 전 위원장은 행사 직후 ‘비례대표 출마 생각이 있냐’는 본지 질문에 “지금 병원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고 답하면서도, ‘당에서 요청이 오면 어떡할 거냐’는 질문에는 “도울 일이 있으면 도와야 한다. 하지만 아무 도움을 요청받은 바가 없다”고 답했다.
‘22대가 아니더라도 추후 정치 행보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엔 “(제가) 혁신위원장을 했는데 (당이) 잘 되길 바란다. 우리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주 잘하고 있고,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도 잘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불을 지른 사람이 또 할 게 뭐가 있는가. 처음에 열심히 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말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직을 맡아 이른바 ‘주류(중진·지도부·친윤) 희생’을 당에 요구했고, 그로 인해 지도부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이어 “두 군데를 중점적으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여기 우리 지역 두 분, 박 전 장관과 이 의원, 그리고 원희룡 전 장관이다. 원 전 장관은 ‘정치 1번지’다. 지금 꼭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대문갑은 인 전 위원장과도 인연이 깊은 지역이다. 올해 초까지도 그의 서대문갑 출마설이 돌기도 했다. 이 의원도 이날 환영사에서 “우선 제가 서대문과 연이 더 깊은 분부터, 사회적 비중이 있는 분부터 소개드리겠다”며 인 전 위원장을 가장 먼저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서대문에 이 분(인 전 위원장)이 안 계셨으면 사실 제가 여기에 안 왔다(출마를 안 했다)”고 부연했다.
박 전 장관도 행사 중간 일어나 인 전 위원장의 어깨를 두 팔로 잡으며 “험지로 가라고 해서 갔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그는 “‘용호찐박’(이용호, 박진 후보를 합한 단어)이 연합을 해서 강력한 태풍을 서대문에서 일으키겠다”며 “제가 구호를 하나 만들었다. ‘서대문을 열어라’다. 닫혀 있는 서대문을 이용호 의원과 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 전 위원장은 박 전 장관이 외치는 구호에 맞춰 “서대문을 열어라!” “용호찐박!”(이용호, 박진을 합한 구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