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조카의 난' 재점화...금호석유 주가 뛴다

입력 2024-02-19 15:34 수정 2024-02-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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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전 상무 행동주의 펀드와 맞손…"18.4% 자사주 전량 소각해야"
금호석유화학, 저PBR주 분류에 경영권 분쟁까지…주가 50%↑
소액주주·외인 핵심 'key'…정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환원 정책 무시 어려워

금호석유화학에 2021년 이후 약 3년 만에 다시 한번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행동주의 펀드와 손잡고 주주가치 환원 카드를 꺼내 들면서다.

특히 최근 정부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회사를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가운데, 박 전 상무 측은 다음 달 있을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소각 등 대책을 요구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호석유는 전 거래일 대비 4.06% 오른 16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바닥을 치던 지난 1월 23일 장중 52주 신저가(10만7800원)에 비해 무려 50%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8.76%) 보다 크게 올랐다.

이달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발표를 앞두고 PBR이 0.92배로 저PBR주에 속하는 금호석유화학이 영향을 받은 데다 15일 금호석유화학 개인 기준 최대주주(지분율 9.10%)인 박 전 상무가 차파트너스를 최대주주의 특별관계인으로 추가하면서 상승세가 더욱 커졌다.

이날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0.03%를 확보하고 박 전 상무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아 지난주 금호석유화학에 주주제안을 제기했다. 차파트너스는 전체 지분의 18.4%에 이르는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라고 주주 제안하며 회사 압박에 나섰다.

자사주 자체는 의결권이 없지만, 백기사에 이를 매각할 경우 의결권이 살아나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21년 말 금호석유화학은 OCI와 자사주를 상호교환하면서 경영권을 방어한 사례도 있다.

현재 지분은 2021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박 전 상무는 누나들(박은형·은경·은혜)과 어머니 김형일(0.1%), 장인 허경수(0.1%), 차파트너스(0.03%) 등 총 10.8%다. 박찬구 회장과 특수관계인으로 장남인 박준경 사장과 장녀인 박주형 부사장 등을 모두 더하면 15.7%로, 두 그룹간 지분 차이는 약 4.9% 수준이다. 결국, 25%가 넘는 소액주주와 20%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 등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2021년 경영권 분쟁과 다른 점도 있다. 올해 증시 특이점으로 떠오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이 이번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자사주 비중이 높고 PBR이 작년 3분기 기준 0.58배, 주가가 크게 오른 지금도 1배에 미치지 못하면서 박 전 상무 측의 주주환원 요구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박준경 사장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20%, 68%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처참한 수준이다. 2021년 2조4000억 원이 넘었으나 2022년 1조1400억 원, 지난해엔 3500억 원으로 2년 연속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경영권 분쟁까지 겹치면서 박 사장 등 회사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눈초리는 어느 때보다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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