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주력이었던 카페 업계에 차(茶) 음료 바람이 불고 있다. 커피 시장이 포화하면서 메뉴 다양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이들까지 고객으로 유입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스타벅스 코리아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봄철 프로모션 음료로 선보인 '화이트 타로 라떼'가 1일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 잔을 돌파했다. 화이트 타로 라떼는 구황작물인 타로를 활용해 개발한 제품으로 카페인이나 색소를 첨가하지 않아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메뉴다.
스타벅스는 최근 커피 외 차 음료 품목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커피 음료에 주력해 왔는데, 앞으로 커피 이외 카테고리를 더욱 강화해 폭넓은 고객층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클래식 밀크티'를 출시해 상시 메뉴로 두고 있고 새해에는 화이트 타로 라떼와 함께 '리프레싱 자몽 캐모마일 티'도 선보였다. 이달부터는 지난해 1월 출시돼 약 9개월간 600만 잔 이상 팔린 '얼 그레이 바닐라 티 라떼'도 판매 중이다.
스타벅스 외 카페 브랜드들도 커피 외 메뉴에 힘을 주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12월 11일부터 2주간 음료 판매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쌍화차, 생강차 등 차 2종 판매량이 전년 동기간보다 약 8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제철을 맞은 딸기와 티를 조합한 메뉴도 많다. 투썸플레이스는 시즌 메뉴로 제철 과일인 딸기와 밀크티를 조합한 '스트로베리 가든 밀크티'와 유자와 민트를 섞은 '유자 민트 오로라 티'를 판매 중이다. 메가MGC커피도 딸기에 레몬과 차를 더한 '하트 뿅! 딸기레몬 티플레저'를 출시했다.
카페 업체들이 이처럼 차 메뉴에 공을 들이는 것은 국내 커피 시장이 포화하며 대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차는 커피를 대신할 음료로 주목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시장이 성장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식품 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세계 차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2207억 달러(약 295조 원)로 2020년의 1804억 달러보다 22.3% 증가했다. 2025년 2685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만~4만 원에 달하는 '차마카세(차+오마카세)' 인기도 높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가성비 있게 프리미엄 문화를 즐기려는 이들이 늘어 차마카세가 이른바 '스몰 럭셔리'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실제 서울시 강남, 신사동, 성수동 일대 차마카세는 예약이 어려울 만큼 인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외국 차 브랜드들의 한국 진출도 늘고 있다. 중국 차 전문 브랜드 '차백도'는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국내 1호점을 내고 한국에서 매장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밀크티 브랜드 '헤이티'도 한국에 곧 점포를 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카페들이 커피 음료에 집중했는데,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소비자들도 많아 차 메뉴 다양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차 카테고리 매출 상승세도 꾸준해 앞으로 관련 메뉴 출시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