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식품 판매시, 쿠팡과 가격 경쟁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한국 브랜드 상품 전문관 K베뉴에 힘을 주고 있는 가운데 최근 롯데칠성음료를 비롯해 제주삼다수, 백산수 등 생수 브랜드까지 대거 입점했다. 알리는 현재 입점 수수료 0% 등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어 국내 주요 식품업체의 도미노 입점이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5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이달부터 알리 국내 브랜드 전문관 K베뉴에 공식 입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알리 K베뉴를 통해 칠성사이다 제로, 생수 아이시스, 펩시콜라 등 음료 제품을 판매할 방침이다.
제주삼다수의 소매 판권을 가지고 있는 광동제약도 최근 알리에 공식몰을 내고 판매를 시작했다. 제주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에서 점유율 40%대를 유지하고 있는 부동의 1위 브랜드다.
농심의 백산수(생수)도 알리 K베뉴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앞선 사례와 달리 농심 본사의 직영몰이 아닌 농심의 공식 대리점 업체가 알리에 입점한 형태다. 간접적으로 알리에 농심 상품이 공급된 셈이다.
이처럼 국내 주요 음료 브랜드가 알리 K베뉴를 노크하면서 주요 식품업체의 도미노 입점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알리는 최근 국내 주요 식품업체, 음료업체, 라면업체 등과 접촉해 K베뉴 입점 등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 0%라는 파격 제안까지 내걸었다.
현재 입점한 업체는 3월 말까지 알리에 판매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체는 이커머스 오픈마켓에 입점하게 되면 매출의 10~20% 정도의 수수료로 낸다. 수수료를 내지 않을 경우 그만큼 제조사에게 떨어지는 수익이 늘어나게 된다.
농심 관계자는 “알리에서 (농심 본사에 입점)제안이 들어오기는 했는데 결정된 바 없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주요 식음료업체가 알리에 입점할 경우 쿠팡과의 가격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같은 우려는 현재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기준 알리의 K베뉴에서 판매 중인 백산수 무라벨 2ℓ(12병)의 가격은 1만100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쿠팡에서는 같은 제품을 1만430원(쿠팡 판매가 기준)에 판매했다. 다만 쿠팡은 한시적으로 1030원을 할인하는 쿠폰을 제공했다. 알리 역시 각종 쿠폰, 할인 등을 적용할 수 있는 만큼 판매가만 놓고 본다면 알리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한 셈이다.
이커머스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K베뉴 입점 브랜드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음료, 가공식품까지 본격적으로 판매할 경우 시장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K베뉴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상품만을 모아놓은 알리의 한국 제품 전문관이다. 중국 직구 제품과 달리 국내에서 상품을 직접 발송하기 때문에 이르면 익일 배송, 늦어도 3일 내 상품을 받아볼 수 있고 배송료 또한 무료다. K베뉴 론칭 초기인 10월 입점 기업 수는 5개에 불과했지만 3개월 새 20여 개로 5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 채널을 다각화해야하는 제조사 입장에서 수수료 0%는 매력적인 제안”이라면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