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건 온라인 판매 0.7% 불과
'플랫폼 수수료' 보험료에 미반영
중소형 반란 '찻잔 속 태풍' 그칠 듯
보험 비교플랫폼 서비스가 출범한 지 일주일 만에 보험사의 승리로 끝나는 분위기다. 보험사가 원했던 것처럼 플랫폼 요율(PM)이 따로 적용돼 보험료가 비싸지면서 결국 초기 흥행 실패로 이어졌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점유율을 지킬 수 있게 된 보험사들의 ‘카르텔’을 재확인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 비교플랫폼 서비스가 출시된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개인용 자동차보험을 계약한 건수가 1000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자동차보험 갱신은 주 평균 14만 건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는데 전체 온라인 판매의 0.7% 에 불과한 수준이다.
사실 흥행 참패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플랫폼에서 가입하면 보험료가 더 비싸지기 때문에 유입 매력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시장점유율 85%가량을 차지하는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플랫폼과의 수수료 요율을 새로 만들어 보험료에 반영하면서 보험료에 차이를 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더 비싼 가격을 주며 플랫폼에서 가입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서비스 출범을 주도했던 금융당국은 ‘가격 비교를 통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넓혀주자’라는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 것에 대해 단단히 뿔이 난 상태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끝까지 비협조적으로 응한 보험사들에 “두고 보겠다. 이번 일을 잊지 않겠다”고 경고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이번 보험 비교 서비스를 통한 중소형사들의 반란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공산이 크다. 중소형 보험사들은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플랫폼 수수료를 보험료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손해를 보더라도 시장점유율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플랫폼 흥행이 예상보다 저조한 만큼 중소형사에게 유입되는 소비자도 미미할 전망이다. 20조 원에 달하는 자보 시장의 지각 변동은 어려워지게 됐고, 주요 보험사들은 점유율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의 카르텔은 예상보다 굳건하고 높았다”며 “핀테크 업체가 들어가서 시장을 뺏기엔 아직까진 역부족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