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수 플레이태그 대표 “AI로 영유아 행동 분석…아이 하루를 ‘한눈에’” [탐방기UP]

입력 2023-12-25 17:00 수정 2023-12-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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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전체 기업 중 대기업은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 1% 대기업이 굳세게 뿌리를 내리는 동안 99%의 중견ㆍ중소기업은 쉼 없이 밭을 갈고 흙을 고릅니다. 벤처ㆍ스타트업 역시 작은 불편함을 찾고, 여기에 아이디어를 더해 삶을 바꾸고 사회를 혁신합니다. 각종 규제와 지원 사각지대, 인력 및 자금난에도 모세혈관처럼 경제 곳곳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기ㆍ벤처기업, 그들의 기업가 정신과 혁신, 고난, 성장을 ‘탐방기(記)’에 ‘업(UP)’ 합니다. <편집자주>

▲박현수 플레이태그 대표. (사진제공=플레이태그)
▲박현수 플레이태그 대표. (사진제공=플레이태그)

“플레이태그의 장기적 목표는 세상 모든 사람의 행동을 분석해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박현수 플레이태그 대표는 25일 본지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행동 분석의 요구가 가장 큰 영유아, 시니어 시장 침투를 첫 번째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네소타 주립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이기도 한 박 대표는 3차원 행동 복원 인식의 권위자다. 컴퓨터 비전 분야 최고 학회와 저널에 50편 이상 논문을 발표한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발달 장애 어린이들의 행동 분석과 관련한 연구 과정을 거치면서 영유아 발달 진단, 노인성 질환 진단을 누구나 쉽게 받을 방법을 생각하며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미국 대학에 있으면서 행동 분석에 대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폐 스펙트럼, 조현병,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알고리즘 개발을 주도했다. 사회적 임팩트가 큰 프로젝트인데도 실생활에 바로 적용되기에는 갈 길이 멀다고 느껴 컴퓨터 비전 기반의 인공지능(AI) 행동 분석 기술 기업 플레이태그를 설립했다.

그는 “AI가 많은 산업을 주도하고 있지만, 행동 분석, 특히 영유아를 위한 행동 분석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짚었다. 아이들의 행동은 컴퓨터 비전이 적용하기 어려운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서다. 또 영유아 행동 분석을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낸 사례도 아직 없다.

박 대표는 “이 두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사업을 시작했다”며 “영유아 행동 분석의 선구자적 기술 회사로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실생활에서 많은 아이가 AI의 긍정적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 설립된 플레이태그는 같은 해 3월 미국지사인 플레이태그 아메리카를 세웠다. 올해 초 마이쿠키런 대표를 역임한 노사라 스토리라인 제품 총괄, 소프트뱅크벤처스 상무를 역임한 조우성 부사장이 합류하면서 체계적인 경영조직을 구축했다. 플레이태그 팀은 컴퓨터 비전·머신러닝 연구인력, 영유아기관 교사경력을 가진 제품개발 인력, 유아교육업계 경력을 가진 영업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에 3명, 한국에 17명 등 총 2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플레이태그는 ‘스토리라인’이라는 행동 분석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스토리라인은 교육·돌봄 기관과 보호자를 위한 자동 알림장 솔루션이다.

아이의 하루 ‘신체 활동량’, ‘상호작용’, ‘놀이선호도’ 등을 매초 측정해 정량적인 데이터로 제공한다. 박 대표는 “이 데이터는 ‘과학적’이고 ‘정량적’일 뿐 아니라 월별, 학기별, 연도별 분석을 제공하는 ‘장기적’이고 ‘추이적’인 데이터로 아이의 발달 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플레이태그의 AI 핵심기술은 3차원 복원기술이다. 정교한 행동 분석을 위해서는 사람과 사람 간 공간적인 정보가 중요하다. 박 대표는 “예를 들어 아이들 간의 상호작용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3차원 공간적 정보를 기계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하지만, 행동을 관찰하는 비디오(CCTV 영상)는 2차원 정보”라며 “행동 분석을 위해서는 2차원 영상을 3차원으로 복원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플레이태그는 다각도 CCTV 영상을 이용해 아이들의 영상을 촬영하고 행동을 분석한다. 컴퓨터 비전의 3차원 복원 알고리즘을 통해 아이들의 자세를 3차원 좌표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아이들 간의 물리적인 상호작용을 판단한다. 또 영상의 맥락(콘텍스트)을 학습해 아이가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무슨 놀이를 했는지 판단할 수 있다.

박 대표는 “기존의 영상 분석이 하나의 객체, 행동 인식에 머물러 있다면, 플레이태그는 머신러닝을 통해 영상 속에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객체의 행동을 정확히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플레이태그는 영유아, 시니어 시장을 거쳐 모든 사람이 행동 분석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고객이 만족하는 스토리라인 개발을 하면서 정부·지자체·기업·학계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사업 모델을 만들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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