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면 50년 뒤 국내 생산가능인구 3명 중 1명은 외국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22~2072년)’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제 순이동은 향후 50년간 연평균 9만6000명(고위추계 기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 중 생산연령인구(15~64세) 순이동은 연평균 9만1000명으로 추정된다. 이대로라면 50년간 외국인 생산연령인구는 약 455만 명 늘어나게 된다. 국내에서 외국인 자연증감(출생·사망)이 없다고 가정할 때, 2072년 외국인 생산연령인구는 총 611만2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기 감소했던 국내 체류 외국인은 지난해부터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통계청의 ‘2022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외국인 인구는 175만2000명이다. 2015년 136만4000명에서 28.5% 증가한 규모다. 정부는 빈 일자리 해소 차원에서 고용허가제 외국인력 도입 규모를 해마다 늘리고 있다. 내년에는 비전문취업(E-9) 도입 규모가 올해보다 4만5000명(37.5%) 늘어나며, 허용 업종도 확대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외국인 국제 순이동이 고위추계를 따르고, 국내 합계출산율과 기대수명이 저위추계를 따르는 경우다. 이 가정에서 국내 생산연령인구는 2072년 1667만 명까지 감소하고, 생산연령인구 중 외국인 비중은 36.7%까지 치솟는다. 국내 생산연령인구 3명 중 1명은 외국인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고용시장에서 외국인력 의존 경향이 제조업, 농·축산·어업, 건설업을 넘어 전 산업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
다만, 이런 가정이 현실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먼저 외국인 인구도 자연증감이 발생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의 자연증감은 2025년까지 연평균 5000명 증가를 유지하고, 2035년부턴 1000명 감소로 전환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국제 순이동이 모두 국내 인구에 더해지진 않는다.
무엇보다 국제 순이동이 고위추계를 따르고, 출산율과 기대수명은 저위추계를 따른다는 전제는 현실성이 극단적으로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국제 순이동과 국내 출산율은 비슷한 흐름을 띤다. 저위추계대로 출산율이 2025년 0.63명, 2072년 0.82명으로 ‘0명대’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국제 순이동도 2025년 3000명, 2072년 1만3000명에 그칠 전망이다.
현실은 중위추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위추계에서 출산율 전망은 2025년 0.65명, 2072년 1.08명이다. 국제 순이동은 2025년 6만5000명, 2072년 6만1000명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