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5일 "한국 정부가 재정을 정상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한국 기자단 간담회에서 한국의 재정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했을 때는 이유가 분명했다"며 "지난 수년간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지출을 확대했고 이 충격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에 재정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하락하고, 노동시장이 타이트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갖고 있다"며 "그렇기에 재정지원의 필요성 자체가 예전보다 약화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또 "물가를 관리하는 동시에 생산성을 향상하는 기회를 마련하면서 물가가 더 올라가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술이나 역량 개발,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고, 한국은 이런 경험이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에 대해선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위험 요인들도 제시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모두 3% 정도를 기록하고,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내년엔 6%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그렇지만 회복 속도는 더디고 또 불균등하게 진행되면서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근원물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중앙은행의 역할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라며 "여전히 집중해서 가격 안정성을 확보하는 여러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선 "좋은 복원력을 보여주고 있고 그 근간에는 효과적인 정책대응이 있었다"라며 "통화당국이 브레이크(긴축)를 밟는데 재정당국이 액셀러레이터(지출 확대)를 밟으면 서로 상반되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서로 공조를 이루면서 속도감이 있게 물가대응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동석한 헤럴드 핑거 IMF 미션단장은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점차 둔화하고 있는데 우선 인구가 예전 같지 않고 (산업경쟁력이) 프런티어에 많이 와 있어 과거처럼 성장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외국인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섣부른 통화완화도 경고했다. 그는 "일부 국가가 조기에 승리를 선언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물가가 고정화·경직화되면서 더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며 " 마지막 끝단의 물가를 잡을 때까지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물가가 하락하는 시점이고 그 속도와 시점은 국가마다 다르게 진행된다"며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각 국가의 상황에 맞게 기조를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적극적인 경제활동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오늘 아침에도 이화여대를 찾아 어린 학생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경제를 더 역동적으로 만들 기회 중 하나는 모든 남성과 여성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연금개혁 관련해서는 "그 필요성은 중요하지만 모든 사회에서 이행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며 "여러 한국인에게 말하고 싶은 건은 장수를 굉장히 책임감있게 즐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선 "중국당국의 부양정책 등으로 디플레이션까지 도달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