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월 전 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이 작년보다 약 44% 성장한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도 견조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시장 점유율은 소폭 감소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총 사용량은 약 485.9GWh로, 전년 동기 대비 44.4% 성장했다.
국내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성장했으나, 합산 시장 점유율은 1.1%포인트(p) 하락한 23.8%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1~9월 누적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69.3GWh로, 작년 동기보다 49.1% 성장했다. 시장 점유율은 13.8%에서 14.3%로 늘어났다. 점유율 기준 CATL과 BYD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SK온은 13.2% 성장한 24.6GWh, 삼성SDI는 40.2% 증가한 21.7GWh를 기록하며 각각 5위와 7위에 올랐다.
이 같은 성장세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모델의 판매 호조가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 3·Y, 폭스바겐 ID. 시리즈, 포드 머스탱 마하-E 등 유럽과 북미에서 인기가 높은 차량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며 3사 중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SK온은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 6, 메르세데스벤츠 EQA·B의 견조한 판매량이 주효했다. 최근 각형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을 상당 수준 완료한 것으로 알려져 추후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가 전망된다.
삼성SDI는 BMW i4·i7, 아우디 Q8 E-Tron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리비안 R1T·R1S·EDV, 피아트 500이 준수한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의 CATL은 52.1%(178.9GWh)의 성장률로 36.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켰다. BYD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71.4%(76.6GWh)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일본 파나소닉도 32.3%(33.8GWh) 성장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9월 배터리 셀 생산량을 줄였다고 발표했지만, 테슬라의 모델Y의 판매량이 급증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SNE리서치는 “최근 전기차 판매 성장률이 둔화하는 추세와 함께 성능보다는 가격 경쟁력이 화두가 되고 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이 각국이 무역장벽을 높여 LFP 배터리에 강세를 보이는 중국 업체들이 직접적으로 진출하는 데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내 3사가 추진 중인 LFP 배터리 전략에 따른 시장 점유율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