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 기업 엘앤에프가 최근 배터리 수요의 지속적인 감소세에 따라 생산능력(CAPA) 확대 시점을 늦출 수 있다고 시사했다.
6일 엘앤에프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생산능력을 2026년 40만 톤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에 대한 방향성은 유지하고 있지만, 전지(배터리) 시장 흐름에 따라 일부 늦춰질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고객 수요 감소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가능성이 있어 증설과 관련한 시점은 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음극재와 LFP(리튬·인산·철)는 시점을 놓칠 경우 시장의 수요를 따라갈 수 없는 구조”라며 “1차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부분은 규모를 작게 시작하더라도 시점을 너무 늦추지 말자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엘앤에프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5.0% 감소한 14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2554억 원으로, 같은 기간 1.0% 성장하는 데 그쳤다.
실적 부진의 배경은 리튬 등 원재료 가격 하락과 전기차 수요 감소가 꼽힌다. 양극재 ‘NCM523’과 ‘NCMA90’ 모두 출하량이 하락했고, 재고 평가에 따른 손실액 100억 원이 반영됐다.
회사 측은 4분기에도 매출 성장세 둔화, 재고자산 관련 비용 증가, 리튬 가격 급락 등의 부정적 요인이 여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NCM523의 평균판매가격(ASP)은 3분기 대비 10% 초ㆍ중반, NCMA90은 3~4%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출하량도 하향 조정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고객사 확대, 지역 확대, 상품 다변화 등의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주력 상품인 하이니켈 제품과 더불어 차세대 고전압 미드니켈 양극재, 중저가형 LFP 양극재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미드니켈계는 2025~2026년, LFP 양극재는 2025년 하반기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미드니켈계는 고객사와 어떤 제품, 어떤 프로젝트에 활용될지에 대한 내용과 함께 테스트 중이며, 고객 물량에 따라 추가 라인을 증설할 수 있다”며 “LFP는 협력사들과 양산 부지 확보,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신규 라인을 건설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4680(지름 46㎜, 높이 80㎜) 배터리의 경우 내년 중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출하량은 고객사와 협의 중”이라며 “제품 차별화를 위해 니켈 함량을 높이고 코발트는 최소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합작법인(JV)을 통한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도 본격화하고 있다.
회사 측은 “미쓰비시케미칼과 JV 설립을 통해 2025년 하반기를 목표로 음극재 양산 체제를 구축하려고 한다”며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은 2025년 3분기께 전구체 양산을 완료하고, 실제 공급 시기는 2025년 말이나 2026년 초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