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당시 미국 실수 되풀이 말아야”
팔레스타인 주민 대상 인도적 지원
하마스에 대해서는 자금줄 차단
주요 외신 “아랍권 분노 여전, 성과 없어” 혹평
18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이스라엘을 방문해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한편 팔레스타인에서 하마스를 분리하는 데 대응 초점을 맞췄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471명이 사망해 중동 전역의 분노 시위를 촉발한 가자지구 병원 폭발에 대해서는 “가자 내 테러리스트 그룹이 잘못 발사한 로켓의 결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줬다. 병원 폭발이 팔레스타인 내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의 로켓 오폭에 따른 것이라는 이스라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거듭 약속했다. 그는 “이번 주 의회에 이스라엘을 위한 전례 없는 지원 패키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대만 등에 대한 1000억 달러(약 136조 원) 규모 긴급 안보지원 패키지 예산을 의회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9·11 이후 미국은 정의를 되찾으나 실수도 했다”면서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주민을 대표하지 않으며 현지 주민도 크게 고통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인명피해가 커지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또 가자와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1억 달러의 인도적 지원 방침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로의 인도적 지원 물자 반입을 위해 통로를 개방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동의를 얻어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바이든의 이스라엘 방문에 맞춰 하마스 관련 인사 9명과 단체 1곳에 제재를 가하는 등 하마스 자금줄 차단에 나섰다.
그러나 주요 외신들은 바이든의 이번 방문 성과에 대해 혹평했다. CNN은 “폭발의 원인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아랍 세계에 촉발된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8시간이 안 되는 이스라엘 방문 일정에서 내세울 만한 실질적인 성과는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바이든 대통령이 연대의 의미로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데 대해 아랍권에서는 미국에 대한 반감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확전을 그렇게 피하고자 했지만, 그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들을 겨냥한 두 건의 드론 공격 시도가 있었으며 격추 과정에서 경상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