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업계가 3분기 성수기 효과를 누렸음에도 고유가로 항공주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분기 들어 유가 안정화 국면이 이어지는 듯싶었으나 중동 분쟁이 심화하면서 고유가가 꾸준히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며 항공주 주가도 약세다.
16일 거래소에 따르면 7월 초부터 이달 13일까지 대한항공,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항공주는 각각 17.25%, 33.64%, 30.42%, 33.95% 하락했다.
최근 증권가는 항공주들의 3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추기 시작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대한항공,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5124억 원, 406억 원, 495억 원, 439억 원이다.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 항공사(LCC)는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으나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 대비 36.01% 감소했다.
3개월 이내로 추정치로 범위를 넓히면 해당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각각 5564억 원, 539억 원, 624억 원, 488억 원으로, 실적 눈높이가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실적 전망 하향은 3분기 항공업계 수송 실적은 성수기 기대에 부합했으나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가 실적에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공급이 늘어나며 기대에 비해 낮아진 운임도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기대 대비 낮은 이유는 유가 상승에 따른 영업비용 압박이 주요 요인이다. 유류할증료는 항공권 발권 일자에 적용하는데, 이는 실제 유가 수준과 한 달 이상의 시차가 발생해 3분기 내내 우상향을 보인 유가를 티켓 가격에 전가하지 못했다”며 “공급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로 3분기 LCC사의 국제선 운임 상승 폭이 당초 기대 대비 낮은 10%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항공주들이 3분기 악재를 대부분 반영했으나 악재들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 안정세를 찾던 유가가 다시 급등하기 시작했고, 대형항공사(FSC) 증편이 본격화하며 운임 조정이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배 연구원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유가 변동 폭이 크고 그 기간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고, 국제선 운임도 FSC들의 본격적인 증편으로 하락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데믹 이후 수요 폭발은 이미 확인됐고, 내년까지도 강한 수요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업종 투자 포인트 점검에서 중요한 부분은 유가와 운임”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