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3사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에서 글로벌 전기차 판매 둔화, 판매가 하락 등으로 시장 눈높이에 못 미치는 성적표가 예상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예상 매출액은 8조3871억 원, 영업이익은 6911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66%, 32.42%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이 급락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했고,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출하량이 둔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SDI와 SK온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3% 감소한 532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자동차전지 부문이 P5 배터리를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SK온은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반영 시 889억 원 적자가 전망된다. 공격적인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예상보다 더딘 수익성 개선이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업계에서는 업황이 3분기 바닥을 다지고 4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가격이 하반기 중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완성차 입장에서도 전기차 사업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판매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건 여전히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23.8%로 집계됐다. 지난해(24.1%) 대비 소폭 하락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LFP(리튬ㆍ인산ㆍ철) 배터리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 CATL과 비야디(BYD)의 합산 점유율은 50.5%에서 52.5%로 상승했다.
국내 배터리 3사도 이에 맞서 LFP 배터리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16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며, 삼성SDI도 울산 공장에 생산 라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SK온은 업계 최초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