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도 ‘우량자산’만…은행 ‘기술신용대출’ 4개월째↓

입력 2023-09-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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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09-21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TCB발급 기준 강화·건전성 관리
기술대출 7월 172.7조로 14%↓
4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 이어
대기업 대출 129.4조로 34%↑
중기 299.9조…10% 증가 그쳐

기업금융을 강화하고 있는 은행들이 벤처·중소기업의 기술 투자를 지원하는 ‘기술신용대출’ 공급은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신용평가(TCB) 발급 기준이 강화된 데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대기업 등 우량 차주 위주로 대출을 늘리면서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7월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72조6823억 원으로 전년 동월(200조5493억 원)보다 13.9% 감소했다. 5대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4월(192조9309억 원)부터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7월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4조71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5조2718억 원)보다 23.3% 줄어 시중은행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46조5711억 원에서 올해 38조1331억 원으로 18.1%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36조8733억 원으로 전년 동월(41조6021억 원)보다 11.4% 줄었다. 신한은행은 46조5185억 원에서 43조2040억 원으로 7.1% 감소했다. NH농협은행은 20조5858억 원에서 19조7591억 원으로 4% 줄었다.

기술신용대출은 신용등급과 담보가치가 부족하더라도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혁신 중소기업들에게 자금을 공급해주는 상품이다. 2014년 관련 제도가 도입된 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기업들이 일반 중소기업 대출 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1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받았다.

은행들은 기업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대기업과 같은 우량 차주 위주로 여신 비중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대기업 잔액은 129조4044억 원으로 전년 동기(96조7248억 원)와 비교해 33.8%가량 급증했다.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71조7886억 원에서 299조9000억 원으로 10.3%가량 늘었다.

이는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은 0.49%로 지난해 동월(0.27%)보다 0.22%포인트(p)올랐다. 대기업 대출의 연체율은 지난해 7월 0.14%에서 올 7월 0.12%로 0.02%p 낮아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실 있는 자산을 키우기 위해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기업 여신을 키우고 있다”면서 “기업대출을 늘리더라도 건전성 관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시장이 위축된 데다 금융당국의 TCB 발급 기준이 강화되면서 앞으로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기술신용대출을 받기 위해 기업은 금융당국에서 발급해주는 TCB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당국이 TCB 심사 기준을 강화하면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업 수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술신용대출이 상환되거나 지원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TCB 발급이 까다로워지면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업 수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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