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회사채 발행 부진에도… 기업 자금조달 여건 크게 악화되지 않아"

입력 2023-09-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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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표

(출처=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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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부진했지만,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1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내 '최근 회사채 발행 상황 및 평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1분기 중 대규모 순발행됐던 일반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4월 이후 순상환 기조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회사채 차환과 중장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은은 회사채 투자수요에 대해 올해 들어 일부 취약부문을 제외하고 양호한 모습을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부각됐던 부동산 PF 관련 CP·채권시장 불안이 상당 부분 진정되면서 회사채 초과 프리미엄(Excess Bond Premium)이 크게 줄어드는 등 신용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상당히 개선됐다.

아울러 지난해 회사채 수요를 구축했던 은행채, 한전채 등 초우량 채권의 공급이 상당폭 축소됐다.

양호한 투자수요를 반영해 회사채 발행시장에서의 수요예측 참여율은 올해 들어 우량물과 비우량물 모두 장기평균을 지속적으로 상회했다.

다만 부동산 경기 위축 및 PF 관련 경계감 등으로 건설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다수의 미매각이 발생했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평가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목적 및 금리 측면에서의 발행유인은 2분기 이후 축소됐다.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 여건이 개선되면서 1분기 중 발행을 크게 늘렸는데, 이중 차환 목적의 발행이 약 62% 수준이었다. 아울러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설비투자 등을 위한 중장기 자금조달 수요가 약화했다.

조달금리 측면에서는 회사채 발행금리가 2분기 들어 상승 전환하면서 은행대출 대비 금리 메리트가 상당히 낮아진 점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유인을 약화시켰다.

2분기 들어 장기금리가 반등하면서 회사채 발행금리는 상승 전환했으나, 단기금리를 지표금리로 사용하는 은행대출금리는 상승폭이 크지 않아 두 금리간 간 격차가 상당폭 축소되거나 역전됐다.

조달수단 측면에서도 3월 이후 중장기 시계에서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부각되면서 고정금리인 회사채보다는 변동금리로 조달이 가능하고 만기도 상대적으로 짧은 은행 대출에 대한 선호가 커졌다.

한은은 "국내외 통화정책 긴축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올해 2분기 이후에도 회사채 발행이 부진했지만,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도 회사채 발행은 당분간 순상환이 이어질 수 있겠으나 양호한 투자수요, 은행대출 활용 등을 감안할 때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높은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 부동산금융과 관련된 잠재리스크 등으로 비우량·취약 부문에 대한 차별화가 심화될 수 있다"며 "이들 기업의 자금조달 상황, 재무건전성 악화 가능성 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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