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매파’ 발언에도 시장은 ‘얼마 못 간다’ 베팅

입력 2023-08-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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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금리 더 올릴 수도”
뉴욕증시 상승 마감 등 동요 없어
작년은 잭슨홀 미팅 후 8주간 19% 하락
‘금리 인하 관심 배제’ 의도라는 의견도
9월 FOMC서 금리 동결 가능성 85%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5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 도중 휴식을 위해 자리를 뜨고 있다. 잭슨홀(미국)/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5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 도중 휴식을 위해 자리를 뜨고 있다. 잭슨홀(미국)/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잭슨홀 미팅에서도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갔지만, 시장은 지난번과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경고에도 연준의 긴축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데 베팅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고점에 머물러 있다”며 “필요하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매파적 발언에도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전날 뉴욕증시는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0.73% 상승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67%, 0.94% 올랐다. 지난해엔 잭슨홀 미팅 직후 하락해 8주간 무려 19%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긴축이 끝에 다다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금리 이동 방향을 예측하는 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동결 확률은 약 85%로 제시됐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올해 파월 의장 발언엔 숨겨진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온다. 우선 연준이 현시점에서 명확한 금리 경로를 자신할 수 없어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는 게 대표적이다.

설령 연준 위원들이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했더라도 이미 진행한 금리 인상에 따른 효과가 아직 미국 경제 전반에서 발현되지 않고 있어 연준으로선 조금 더 지켜보길 원할 수 있다. 문제가 생기면 다시 올릴 수 있게 여지를 남겨놓은 셈이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크리스틴 포브스 경제학 교수는 잭슨홀 미팅 전 “만약 파월 의장이 현재의 시점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면 매우 어려운 연설이 될 것”이라며 “모를 때는 저지르고 싶지 않은 법”이라고 설명했다.

산탄데르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의 연설은 유난히 모호했고 답변보다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며 “이게 연준의 현 상황을 정확하게 요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금리 동결을 넘어 인하에 대한 요구에 부담을 느낀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파월 의장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겠다고 말하자마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인하 시점에 쏠릴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장기물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경제에 연준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꼭 연준의 목표치인 2%까지 내려와야 금리 인하가 시작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다만 파월 의장이 말했듯 인플레이션이 더 명확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고 인하 시점은 2024년 초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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