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로 영토 확장하며 판매량 2배↑
G80 1대 팔면 쏘나타 4대 영업이익
매년 25만 대 수준 생산ㆍ판매 구축
日렉서스, 연간 80만 대 안팎 팔려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2015년 출범 이후 약 8년 만에 누적 판매 100만 대(출고 기준)를 넘어섰다. 이달 말 판매도 10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출범 초기 세단으로 시작해 2020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라인 업을 확대하면서 본격 성장했다.
고급 브랜드로 차별화한 제품 메커니즘과 플랫폼ㆍ품질ㆍ마케팅 등이 100만 대 판매의 원동력이 됐다. 다만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 미국에 쏠린 해외 시장을 유럽과 중동, 나아가 중국까지 확대해야 한다.
13일 현대차 IR 실적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브랜드 출범 이후 올해 7월까지 총 98만3716대를 팔았다. 68만2226대는 내수 시장에서 나머지 30만1490대는 해외에서 팔았다.
월 평균 2만 대 안팎이 팔리는 점을 고려하면 8월 말 100만 대 판매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3월 누적 판매 90만 대를 돌파한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10만 대를 추가한 셈이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국산차 첫 고급 브랜드로 출범했다. 2015년 당시 현대차 부회장이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초기 기획부터 인재 영입, 조직 개편까지 브랜드 출범 전 과정을 주도했다. 일본 토요타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ㆍBMWㆍ아우디 등과 경쟁하기 위해 만든 브랜드다.
출범 첫해 530대를 판매했던 제네시스는 지속적으로 연간 판매량을 늘리며 2020년 10만 대, 2021년 20만 대 고지를 넘어섰다.
올해 7월까지 국내 시장에서는 8만4077대(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를 판매하며 기아(30만4431대), 현대차(28만3129대)를 이어 국내 3위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제네시스가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분기 기준 5.9%였다.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가 1989년 출범 이후 32년 만인 2011년에야 토요타 판매 비중의 5.0%를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성장세다.
누적 판매 100만 대 돌파 주역은 G80이다. 제네시스 DH를 기반으로 등장한 2세대(DH)와 2020년 선보인 3세대(RG3)가 큰 힘을 보탰다. 7월까지 누적 판매 38만127대(38.6%)를 차지했다.
2023년 현재 제네시스는 연간 25만 대 생산 및 판매 체제를 굳혔다. 판매의 절반을 내수 시장에서, 나머지는 해외에서 판매한다.
G80 1대의 영업이익은 쏘나타 4대와 맞먹는다. 정 회장이 내세운 ‘질적 성장’의 대표 사례다.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주역 시장인 북미에서도 렉서스, 인피니티 등 일본 고급차에 브랜드 파워가 밀린다.
연간 25만 대인 판매량도 아직 부족하다. 렉서스는 연간 80만 대가 넘게 팔린다.
특히 고급 브랜드의 본고장인 유럽 시장의 판매가 매우 적다. 또 중동과 중국 등에서 입지도 확대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출범 초기부터 미국 고급차 시장을 겨냥했던 프리미엄 브랜드”라며 “현재는 유럽 전략 모델을 선보였고, 그 외 시장을 위해서도 특화된 모델을 준비 중이다. 수년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