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일(현지시간) 미국 달러화 강세와 위험 회피 심리에 따라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88달러(2.31%) 내린 배럴당 79.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1.47달러(1.73%) 떨어진 배럴당 83.44에 장을 끝냈다.
이날은 미국 고용 지표 발표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ADP전미고용보고서는 7월 민간 부문 고용이 전달보다 32만4000명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다우존스가 정리한 시장 예상치(17만5000명 증가)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미국 노동시장이 탄탄하다는 관점에서 달러화가 유로 등 주요 통화에 비해 상승했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이 비싸져 해외 트레이더들의 매수를 억제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은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고, 위험 자산인 유가가 하락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전날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IDRs·장기외화표시발행자등급)을 가장 안전한 최상위 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아래인 ‘AA+’로 전격 강등했다.
대형 신용평가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2011년 8월 스탠더드푸어스(S&P)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피치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1994년 이후 29년간 ‘AAA’로 유지해 왔다.
피치는 신용등급 하향의 이유로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 재정 악화 우려, 국가 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 악화, 그리고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둘러싼 극한 대치 등을 들었다.
미국 원유 재고가 매우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휘발유 재고는 오히려 증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28일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보다 1704만9000배럴 줄어든 4억3977만1000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130만 배럴 감소)를 훨씬 웃도는 감소 폭이다.
휘발유 재고는 148만1000배럴 늘어난 2억1908만1000배럴을 기록했는데, 전문가 예상치는 130만 배럴 감소였다.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79만6000배럴 줄어든 1억1715만3000배럴로 집계됐다. 감소 폭이 전문가 예상치(10만 배럴 감소)를 훌쩍 웃돌았다.
국제 금값은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의 중심인 12월물 금은 전날보다 3.8달러(0.2%) 내린 온스당 1975.0달러에 폐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