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신 수익원으로 떠오른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 영업을 해왔던 카드사, 캐피탈사는 물론 핀테크업체까지 뛰어들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다. 특히 올해 업황 악화 속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이 ‘가뭄 속 단비’가 된 카드사들과 새로운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선 핀테크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6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하나·우리·롯데카드)의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은 962억9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773억7600만 원)와 비교해 24% 증가한 수준이다.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 잔액도 8년 연속 늘었다.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이 확대된 배경으로 여신전문금융채권 금리가 안정화된 영향이 꼽힌다. 자금조달원의 70%를 차지하던 채권 금리가 4%대로 내려가며 할부금리도 함께 하락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카드 할부는 오토론이나 오토할부와 달리 총부채상환원리금(DSR)에 포함되지 않아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취급한다. 타 상품에 비해 연체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아 카드사들이 눈길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기존 강자였던 캐피탈사도 0%대 금리 상품을 내놓으며 기존 고객 가두기에 나섰다. 현대캐피탈은 2월에 3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변동 금리 신차 할부’ 상품을 내놨다. 현대차 캐스퍼를 전용 카드로 차량 가격의 1% 이상 결제시 36개월 할부 기준 연 0.9%의 금리를 적용한다.
토스·카카오페이 등 핀테크사들도 잇따라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카카오페이는 신차 구매 시 카드 일시불 캐시백 혜택과 할부 금리 등 자동차 카드결제 혜택을 비교할 수 있는 ‘신차 사고 캐시백 받기’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토스는 7월 중 신차 카드 할부 비교 서비스 베타 버전을 출시 예정이다.
대출비교 플랫폼인 핀다·핀크·뱅크몰도 관련 대출비교 서비스를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에 동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동안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점유해 왔던 카드·캐피탈사가 핀테크의 진입으로 피튀기는 전쟁이 예상된다”며 “핀테크의 자동차 할부금융 비교 서비스가 카드사별 상황을 비교할 수 있어 편리해 진만큼 자동차 금융시장에서 소비자 선택권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