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만든다...에어버스·보잉, 즐거운 비명

입력 2023-06-2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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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항공기 수주 1429대…2011년 이후 최대
“경기둔화에도 항공 수요 폭발적”
에어버스, 전체 수주 물량 62% 차지하며 보잉 제쳐
일각선 중국 여객기 약진 가능성 주목

글로벌 항공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항공기 제조업계도 다시 활황을 맞이하고 있다. 일각에서 반도체 수급 대란과 맞먹는 항공기 공급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할 정도다.

세계 양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유럽 에어버스와 미국 보잉이 올해 수주한 항공기 대수가 총 1429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직전인 2019년 전체 수주량인 1377대를 이미 넘어서고 2011년 이후 최대 기록을 세웠다고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항공 리서치 업체 에이전시파트너스 분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에어버스는 지난주 4년 만에 다시 문을 연 세계 최대 항공 박람회 파리 에어쇼에서 인도 저가항공사 인디고로부터 ‘단일 통로 모델’인 A320 항공기 500대를 수주했다. 단일 주문으로는 항공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유럽 항공사 라이언에어가 보잉으로부터 737맥스 항공기를 최대 300대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2월에는 에어인디아가 보잉 여객기 220대와 에어버스 250대를 각각 주문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두 항공사는 연초 보잉으로부터 항공기 약 80대를 구입하기로 했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경기둔화는 있지만, 항공사들은 항공 예약 수요가 둔화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빠르게 비행기를 만들 수 없는 상황”이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에어버스의 올해 기세는 매섭다. 에어버스는 보잉과 수년간 가장 수익성이 높은 모델인 단일 통로 항공기 시장을 양분해왔는데, 올해에는 전체 수주 및 미인도 물량의 62%를 차지하며 앞서고 있다.

관건은 넘치는 수요를 공급이 뒷받침해줄 수 있느냐다. WSJ는 “항공사들이 수년 넘게 발주한 비행기를 인도받지 못하는 상황이어도 계속 발주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항공기 수요와 제조사들의 생산 속도가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디고가 이번에 주문한 항공기는 2030~2035년 사이에나 인도될 예정이다. 이미 보잉과 에어버스는 엔진이나 반도체 등 항공기 제조에 들어가는 부품은 물론 노동력 공급 부족에 생산 제약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약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중국 국영 항공기 제조사인 중국상용항공기(COMAC)는 지난달 독자 기술로 만든 C919 여객기의 상업 운행을 개시했다. 중국은 에어버스와 보잉이 양분한 민간 항공기 시장을 3강 구도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포리 CEO는 “2020년대까지는 중국이 엄청난 비중을 차지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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