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내 '주요국 정책금리 인상의 여수신금리 파급효과 점검'을 통해 우리나라의 여수신금리 파급률(여수신금리/정책금리)은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는 주요국 평균 수준이며, 잔액 기준으로는 주요국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은행 여수신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1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크게 올랐는데, 이후 시장불안 완화 및 은행의 대출 가산금리 인하 등으로 반락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이번 금리인상기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상은 여수신금리에 평균 72~91% 파급됐으며, 여수신 종류별 평균 파급률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각각 71.8% 및 91.3%, 정기예금은 73.3%를 기록했다.
국가별로 보면 대체로 단기시장금리가 정책금리에 비해 크게 상승한 국가(캐나다, 덴마크, 스웨덴 등)의 파급률이 높았다.
주요국의 신규 여수신금리 파급률은 정책금리 인상 초기에 추가 인상 기대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높아졌다가 금리인상기 후반으로 갈수록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 최초 금리인상 3개월 이내에 파급률이 100%를 상회하며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완만하게 하락했다. 미국의 경우 금리인상 초기에 연준의 긴축기조 강화 기대로 장기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가계대출 금리 파급률이 700%를 상회했다.
우리나라의 신규 여수신금리 파급률은 주요국 평균 수준이였으며, 금리인상 초기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가 후반기로 갈수록 파급률이 하락했다.
정기예금 파급률(90.3%)은 주요국 평균(73.3%)보다 높았으며, 가계대출·기업대출 파급률(각각 69.0%, 86.0%)은 주요국 평균(71.8%, 91.3%)을 소폭 하회했다.
잔액 기준으로 보면 주요국의 정책금리 인상은 여수신금리에 평균 21~69% 파급됐으며, 여수신 종류별 평균 파급률은 가계대출 37.2%, 기업대출 68.7%, 저축성수신 20.5%로 종류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잔액 기준 여수신금리 파급률은 높은 변동금리대출 비중 등의 영향으로 주요국 평균보다 높고 상승 속도도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 파급률은 각각 75.7% 및 80.7%, 저축성수신 파급률은 60.3%로 주요국 평균(각각 37.2%, 68.7%, 20.5%)을 크게 상회했다.
한은은 "금리인상기 종료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여수신금리 파급률은 더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금융시장 불안 및 경기둔화 등으로 신용리스크가 부각되며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할 경우 파급률이 재차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여수신금리의 흐름과 리스크 요인의 변화와 이에 따른 차주의 이자부담, 대출수요, 자금흐름 변화 등을 주의깊게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