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대세’ 등극하나…국내·유럽서 경유차 제쳤다

입력 2023-06-04 11:12 수정 2023-06-0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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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차·전기차 판매 늘어나며 경유차 제쳐
지난달 국내 하이브리드차 처음으로 경유차 추월
유럽서는 전기차가 경유차 추월…흐름 이어질 듯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테크 하이브리드' (사진제공=르노코리아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테크 하이브리드' (사진제공=르노코리아자동차)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판매량이 늘어나며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차가, 유럽에서는 전기차가 경유차 판매량을 제쳤다.

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 등록된 신차 14만9541대 중 하이브리드차는 2만7863대(18.6%)로 경유차 2만6898대(18.0%)를 넘어섰다. 하이브리드차가 등록 대수, 등록 비율에서 경유차를 제친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내연기관 엔진과 전동 모터를 모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는 자동차 업계의 친환경차 전환에 힘입어 판매량이 늘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충전 인프라 등의 편의성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지만 하이브리드차는 보다 편리하게 전기차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국내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는 2016년 6만2000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7년 8만4000대를 시작으로 2018년 9만3000대, 2019년 10만4000대, 2020년 17만3000대, 2021년 18만6000대, 2022년 21만1000대 등으로 빠르게 늘었다. 등록 비율은 2016년 3.4%에서 지난해 12.5%까지 높아졌다.

반면 뛰어난 연비를 바탕으로 인기를 끌던 경유차 등록 대수는 꾸준히 줄고 있다.

2016년 87만2000대에 달했던 경유차 등록 대수는 2017년 82만1000대, 2018년 79만2000대, 2019년 65만6000대, 2020년 59만5000대, 2021년 43만 대, 2022년 35만1000대로 줄었다. 전체 등록 대수에서 경유차의 비중은 2016년 47.9%에서 지난해 20.8%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친환경차 선호가 이어진다면 경유차의 등록 비중이 올해 2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경유차가 강세를 보여온 유럽도 상황은 비슷하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유럽 30개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55만9733대로 경유차 판매량 55만391대를 1만 대 가까이 웃돌았다.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경유차 판매량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전기차는 40만9971대에서 36.5% 늘었으나 경유차는 55만329대에서 0.5% 줄었다.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는 2010년대까지도 경유차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유럽 각국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관련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유럽 완성차 업계에서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하며 경유차의 입지가 줄었다.

2015년에는 폭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업체들이 경유차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질소산화물(NOx) 등 유해 배출가스 발생량을 조작한 사실이 밝혀지며 경유차의 신뢰도가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유럽 당국의 규제도 갈수록 경유차에 불리해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자동차의 유해가스 배출제한을 강화한 ‘유로7’ 기준을 2025년 7월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ACEA에 따르면 내연기관 승용차와 승합차가 유로7을 준수하려면 대당 1862유로(약 260만 원)의 직접 비용이 든다고 추산했는데, 업계에서는 완성차 회사가 굳이 경유차를 생산하며 이 비용을 감수하기보다 친환경차 전환 속도를 높이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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