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국 집값은 서울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지역과 유형에서 집값 침체가 예상된다. 수도권 아파트값 전망도 ‘보합 또는 하락’ 전망이 주를 이룬 가운데 변수로는 역전세난 해소 여부가 핵심으로 지목됐다.
31일 본지가 부동산 전문가 8인을 설문 조사한 결과 하반기 주택시장은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완만한 내림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문가 8인 중 6인이 ‘1% 이상, 5% 미만 상승’으로 답했다. 나머지 2명도 ‘보합’(0.0%)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락 전망은 없었다.
반면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값은 내림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봤다. 수도권 아파트값 전망은 8명 중 4명이 보합을, 나머지 4명은 ‘1% 이상, 5% 미만 하락’으로 예상했다. 지방 아파트값 전망은 수도권보다 더 흐려 8명 중 7명이 ‘5% 미만’의 하락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빌라(연립·다세대 주택)와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유형의 집값 부진 역시 아파트보다 더 심화할 것으로 점쳤다.
하반기 빌라 매매가격은 전문가 8명 모두 ‘1~5% 하락’으로 답했다. 오피스텔 역시 8명 중 7명이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전문가는 ‘5% 이상 하락’으로 답하는 등 비관론을 내놓기도 했다.
하반기 주택시장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집값을 좌우할 변수로는 ‘전셋값 추이’가 우선 거론됐다. 최근 매매시장에서 급매물 소진 등 매수세가 일부 살아나고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결국 전셋값 하락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의 상승 가능성 전환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의 단기간 내 반등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날 KB부동산 통계 분석 결과 5월 서울 강남 11개 구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6억4958만 원으로 지난해 6월 7억8820만 원을 기록한 이후 11개월 연속 하락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더 가파르게 하락해 올해 3월 이후 평균 4억 원 이하를 맴돈다. 이는 2020년 12월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빌라 전셋값 내림세는 아파트보다 더 가팔라 5월 기준 연립주택 평균 전셋값은 1억6000만 원 이하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11월 이후 1억7000만 원 이상을 기록했지만, 7개월 만에 전셋값이 더 빠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하반기 아파트값과 관련해 현재 역전세 총량과 전셋값 흐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전셋값 변동이 아파트 실수요에 영향을 주고, 이는 매매가격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