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왑은 여전히 코인베이스보다 거래량 많아
세계 각국 DeFi 규제 논의 시작…“자금세탁·금융 안정성 우려”
FTX 사태 이후 오름세를 보이던 탈중앙화 거래소(DEX) 거래량이 4월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데이터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4월 탈중앙화 거래소(DEX) 거래량이 740억 2400만 달러로,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던 3월 1331억 달러 대비 약 44% 감소했다. 26일까지 집계된 이달 거래량도 610억 5600만 달러로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탈중앙화 거래소 유니스왑은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거래량을 4개월 연속 넘어서며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미국 코인데스크는 가상자산 시장 분석 업체 CC데이터를 인용해 유니스왑 거래량이 2월 코인베이스 거래량을 넘어선 이후로 이달까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니스왑 거래량은 지난달엔 370억 달러, 3월 700억 달러였지만 코인베이스 거래량은 4월 340억 달러, 3월 490억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디파이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며 시장의 활황인 ‘디파이 서머’(DeFi Summer)가 오는 것 아니냐고 기대했다. FTX 사태 이후 중앙화 거래소의 예치금이 안전한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탈중앙화 서비스들도 최근 UI 및 서비스 개선에 박차를 가하며 물 들어올 때 노 젓겠다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보안 및 자금 세탁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각국의 금융당국은 탈중앙화 금융에 규제 시동을 걸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2022년 3분기까지 발생한 가상자산 해킹 범죄의 97%가 디파이 플랫폼에서 이뤄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U 중앙은행 총재가 의장을 맡은 ESRB(European Systemic Risk Board)는 2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자산과 탈중앙화 금융 부문의 성장이 경제에 시스템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고 암시했다.
국내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의혹으로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조사 필요성이 제기되며, 디파이 규제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국내 및 해외 중앙화 거래소에서 보유한 가상자산은 추적이 용이하지만, 해외 디파이 플랫폼의 개인 지갑에 숨겨진 가상자산은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위 민당정간담회에서 “안전한 거래에서도 디파이 시장이 연루되면 신원 확인이 어려워져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면서 “디파이 시장으로 들어가는 자금 문제에 대한 논의와 함께 KYC(고객확인) 국제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