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이어 4월에도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수신 잔액 급감
연체율 높아지며 고객 유인도 부담
각종 위기설로 어려움을 겪은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에 잔인한 3월과 4월이 지나갔다. 하지만 이들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주요 대형사들은 계속되는 고객 불안감이 예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는 데다 연체율까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3월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 등 여파로 인한 국내 2금융권의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우려가 컸다면 4월은 각종 루머로 인한 심리적인 영향에 직격탄을 맞았다.
대형사인 A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된 다른 대형 저축은행 2곳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1조 원대 결손 지라시 여파가 예상보다 컸다”며 “이 루머로 촉발된 저축은행 전반의 고객 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통 연말에 내놓는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일부 저축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막고자 다급하게 내놨지만 빠져나가는 고객을 잡는데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고금리 상품을 내놓을 여력이 없는 중소형 저축은행은 예금 이탈이 더 심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 예금에 대한 조달비용 부담으로 저축은행도 더 이상 고객 유인을 할 수 있는 카드가 없다는 데 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가장 큰 걱정이 작년 4분기에 고금리로 나갔던 예금에 대한 이자비용”이라며 “연체율도 지속해서 오르고 있어 수익 악화는 불가피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진화에 나섰지만 대형 저축은행에서조차 줄줄이 돈이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형사들의 불안감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PF로 ‘약한 고리’로 꼽히는 새마을금고 역시 대구 지점들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중견건설사 다인건설의 오피스텔 사업장에 새마을금고 대구 지점 12곳이 집단대출을 내줬지만, 자금난으로 이 건설사가 공사를 중단하면서 동반부실 우려가 제기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새마을금고는 지금까지 고객의 예금 지급 요구에 불가 상황이 발생한 사례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앞서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에 대한 불안감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3월 말 기준 예금 잔액은 116조431억 원이다. 이는 전월(118조9529억 원)보다 2.5%(2조9098억 원) 감소한 것이다. 저축은행 예금 잔액은 올해 들어 3개월 새 4조1953억 원 줄었는데, 이 중 3조 원가량이 3월에 집중됐다.
새마을금고의 3월 말 기준 예금 잔액도 262조1427억 원으로, 전월(265조2700억 원)보다 1.2%(3조1273억 원) 줄었다. 앞서 새마을금고는 작년 말부터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떨어지자 반사이익을 얻어 예금 금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1월 말 8조5497억 원, 2월 말 5조2994억 원의 예금 잔액이 늘었으나, 3월 들어 하락 전환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PF대출과 연체율 등의 리스크가 쌓이면서 올 하반기 2금융권발 위기설도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불안감을 잠재울 요인이 없다면 당분간 고객 이탈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