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박근혜에 MB까지…총선 전 기지개 켜는 전 대통령들

입력 2023-05-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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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15일 '청계천 걷기 행사' 참석 예정

▲이명박 전 대통령이 4월 26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주연을 맡은 연극 '파우스트' 관람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4월 26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주연을 맡은 연극 '파우스트' 관람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대구 사저에 입주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외출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회동을 가진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도 12일 대외 활동을 예고했다.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전직 대통령들이 정치 행보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 기념 재단에 따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15일 '청계천을 사랑하는 모임'(청사모)이 주관하는 '청계천 걷기 행사'에 참석한다.

이날 오전 10시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모여 성동구 신답철교까지 약 5.8km를 걷는 '청계천 걷기 행사'에는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 당시 정부 인사들과 청사모 회원, 대학 교수 등 청계천 복원 관계자, 청계천 상인 대표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작년 12월 신년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 이 전 대통령은 3월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연평도 포격 도발 희생자 묘역 참배로 공개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유인촌 전 장관이 주연을 맡은 연극 '파우스트'를 관람하기도 했다.

청계천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복원한 곳으로,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거쳐 대통령까지 오르는 데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당시에도 종종 청계천을 찾았고, 퇴임 후에도 매년 방문해 산책을 즐겼다. 이에 따라 이번 청계천 방문을 시작으로 이 전 대통령이 명예 회복을 비롯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월 11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해 통일대불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월 11일 오전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해 통일대불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조만간 외부 활동을 재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2021년 12월 특별사면돼 지난해 3월부터 대구 달성군 사저에서 머물러왔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해 첫 공식 외출 일정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은 동화사 관계자들과 만나 오찬을 갖고 지지자들과 만나 악수를 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에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예방 등 외부 일정을 이어나갈 예정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만나는 등 전임 대통령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1주년을 맞은 10일 경남 양산 사저를 찾아온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면담을 가졌다.

권칠승 수석 대변인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대화라고 하는 것은 정치인에게 있어서 일종의 의무와도 같은 것이다. 대화가 없으면 정치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와의 회동이 취임 1주년을 맞은 시기에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 전 대통령은 또 "민주당이 과거 역동성을 회복해서 젊은 층들에 더 사랑받는 정당으로 변하기를 바란다"며 "최근에 국내외로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들이 우리 앞에 놓여있는데 민주당이 단합하고 더 통합하는 모습으로 현재의 국가적인 어려움들을 타개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권 대변인은 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5월 1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책방에서 나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사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5월 1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책방에서 나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광온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사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같은 전직 대통령들의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여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김기현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김재원 최고위원,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설화 등 여러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비롯해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 등으로 위기를 겪는 모양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전한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는 전임 대통령들이 정치적 행보에 나설 경우, 지지층 결집 등 '총선 띄우기'에 상당한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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