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예방을 받고 “어려운 사정 앞에서도 민주당이 더 단합,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에 맞춰 오전에는 대구를 찾아 홍준표 시장을 예방하고, 오후에는 양산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여야 합치의 모습을 강조함과 동시에 민주당 지지자 결집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평산마을을 찾은 것은 새해 인사 이후 4개월 만이다. 이 대표는 오후 3시경 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에 연 책방에 도착했다. 책방지기를 맡고 있는 문 전 대통령은 앞치마를 입은 채 입구까지 나와 이 대표를 비롯해 책방을 찾은 박광온 원내대표와 정청래, 고민정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를 맞이했다.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도 이날 일일 책방지기로서 책방 일을 체험하고, 문 전 대통령의 사저로 이동해 비공개 차담을 가졌다. 차담에서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민주당을 비롯한 현 정치 상황과 이날 홍준표 대구시장을 예방한 일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차담 후 기자들을 만나 “문 전 대통령께서는 어려운 사정들이 우리 앞에 있지만, 민주당이 더 단합하고 통합하는 모습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데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며 “이에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 역시 당 내에서 그런 차원에서 하나가 되자는 의원 다수의 의견이 있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이에 공감하며 손을 잡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 수행 당시 대구 야당 사무실을 방문했던 일을 회고하며 당시 여야정 상설 협의체 구성을 위해 합의한 내용을 이야기하며 ‘대화’는 정치인에게 있어 일종의 의무와도 같다는 말씀하셨다”며 “대화가 없으면 정치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했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또 민주당이 과거의 역동성을 회복해서 젊은 층들에게 더 사랑받는 정당으로 변하길 바란다는 말씀도 했다”고 말했다.
40분가량 진행되는 차담 동안 외교 성과를 비롯한 윤 정부 1년에 대한 평가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만남에 지지자들과 유튜버들이 모여 각자 ‘이재명’과 ‘문재인’을 연호하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이런 좋은 날에 소란을 피우지 말자”며 두 사람의 만남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