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약하는 아시아: 회복, 연대, 개혁"
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회된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의 주제다. ADB는 아시아·태평양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경제·사회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1966년 설립된 다자개발은행이다. 우리나라는 창립회원국으로 현재 영구이사국을 수임 중이다
우리나라가 의장국(주최국)이 돼 진행된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이후 4년 만에 전면 대면 개최된 첫 ADB 총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경제 분절화 심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른 통화 긴축 확대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글로벌 저성장 기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ADB 회원국(총 68개국)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의가 있다.
이를 반영한 듯 이날 개회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아사카와 마사츠구 ADB 총재를 비롯해 각국 대표단, 국제기구, 언론인, 학계, 금융계, 비정부기구(NGO)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개회사에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아시아가 재도약(회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의 회복을 돕는 열쇠는 바로 자유, 개방, 연대의 보편적 가치의 공유와 긴밀한 국가간 공조에 있다"며 "이를 위해 경제·지정학적 분절화를 극복하고, 공정한 무역의 규칙을 다시 한 번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보건 연대, 디지털 심화, 기후협력 등 분야에 있어서 국제기구, 국가간 협의채널, 고위급 대화 등 다층적인 협력구조도 공고히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팬데믹 또는 다른 예기치 못한 불안 요인이 발생해도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직면한 문제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의 재도약을 위해선 글로벌 도전과제를 해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1년 전 출범한 한국의 새 정부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근본적인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연금 개혁,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동 개혁과 교육개혁 등이 어렵지만 가야 할 길이며 우리 모두가 공통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생산방식과 우리의 소비행태를 많이 바꿔야 하며 디지털 심화, 고령화, 늘어난 정부지출 정상화 대응을 위해서도 새로운 접근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려운 개혁 과제들에 대해 역내국이 공동으로 대응하고 협력하길 바란다"며 "한국도 고민에 기꺼이 동참하고 나서겠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추 부총리의 이러한 발언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한편 우리 정부는 5일까지 진행되는 총회 기간 동안 한국의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에 공유하고 역내 기여를 홍보하며 아시아의 미래 아젠다를 제시할 방침이다.
또한 참가국들을 상대로 각종 세미나, 기업 홍보행사를 진행해 우리 인력·기업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