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는 코인업계 관계자 유모 씨가 구속된 주범 이경우(36·구속)와 범행 직후 만난 정황을 경찰이 확보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경우는 유씨와 그의 아내 황모 씨에게 범행 전 착수금 4000만원을 받았고, 범행 직후에도 도피자금 명목의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같은 정황이 유씨 부부가 이경우에게 A(48)씨 살인을 의뢰한 혐의(강도살인교사)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고 구체적 사실관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6분 경기 용인시 한 백화점에서 유씨를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체포했다. 오후 4시 10분부터는 유씨의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물을 확보했다.
경찰은 범행 직후 이경우의 동선과 통신내역 등을 조회하는 과정에서 유씨가 이경우와 긴밀히 연락하며 만난 단서를 잡고 유씨와 이번 사건의 연관성을 추적해왔다.
유씨 부부는 범행 이전에도 두 차례에 걸쳐 4000만원을 이경우에게 건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이 돈이 납치·살인 착수금 명목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날 아내 황씨도 임의동행해 이경우에게 돈을 준 이유, A씨와 관계 등을 캐묻고 있다. 유씨 측은 이 돈이 범행과 무관하게 차용증을 쓰고 빌려준 돈이라는 입장이다.
유씨 부부는 2020년 P 코인에 투자했고, 이씨와 A씨가 연루된 공갈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이경우 등 P 코인 투자자 18명은 2021년 2월 유씨의 배우자 황씨의 시세조종으로 코인 가격이 폭락했다고 의심해 그가 묵는 호텔에 찾아가 약 1억 9000만원 상당의 코인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 이후 유씨 부부는 이씨에게 일자리를 소개해주는 등 관계를 회복했지만, A씨와는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건의 다섯 번째 피의자이자 배후 인물로 지목된 유씨가 체포되면서 공범들의 엇갈린 진술로 답보 상태에 빠졌던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