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법조인의 감수성

입력 2023-04-04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이투데이 사회경제부 법조팀 이수진 기자
▲이투데이 사회경제부 법조팀 이수진 기자
법을 다루는 사람들은 이성적이고 냉정한 편이다. 사건을 법에 대입하고 가급적 법리적인 판단을 하려 한다.

최근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한 변호사는 이런 말을 했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조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준 것이고 법리적으로 강제성을 입증할 수 없다고. 1965년 박정희 정부가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당시 보상금까지 다 받아낸 종결된 사건을 대법원이 2018년 선고로 뒤집었다고도 비판했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해 ‘제3자 변제’라는 해법을 내놓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상당하지만, 법조인인 자신의 시각에서는 지금의 사회 분위기가 지나치게 감정적이며 법치국가에 맞지 않다고 했다.

이러한 법조인들의 주장을 듣다보면 이상하게 찜찜한 경우가 많다. 국민 감정에 반하고 심기를 거스르며 “법대로 하자”는 주장은 거부감을 남긴다.

정순신 변호사는 학교폭력 사건 가해자인 아들을 적극 방어하며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를 상대로 전학 처분 재심결정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진행했고, 이 소송을 대법원까지 끌고 갔다.

이 사건에 대해 법조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이런 말들이 나온다. 법조인으로서 법적인 수단을 최대한 활용했을 뿐이라고. 국민 정서에 어긋나고 공직자로서 부적절하지만 그래도 법치국가에서 법리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겠냐고.

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법조인들의 주장도 하나의 논리로 따지면 이해는 간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법으로 모든 것을 정의할 수도 없고 법의 잣대를 들이대며 따져들면 소외받고 외면 받는 사람도 생겨날 수밖에 없다.

‘법조인들이 법이나 알지, 감수성은 모른다’고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 이런 법조인들이 공직자가 돼서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려면 세상을 다른 눈으로 넓은 시각에서 봐줬으면 한다. 내년 총선에 검찰 출신들이 수십 명이 출마할 것이라는 소식에 걱정이 돼서 하는 얘기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어떤 주담대 상품 금리가 가장 낮을까? ‘금융상품 한눈에’로 손쉽게 확인하자 [경제한줌]
  • 2025 수능 시험장 입실 전 체크리스트 [그래픽 스토리]
  • "최강야구 그 노래가 애니 OST?"…'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를 아시나요? [이슈크래커]
  • 삼성전자, 4년 5개월 만 최저가...‘5만 전자’ 위태
  • 고려아연, 유상증자 자진 철회…"신뢰 회복 위한 최선의 방안"
  • 재건축 추진만 28년째… 은마는 언제 달릴 수 있나
  • 법원, 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생중계 불허…“관련 법익 종합적 고려”
  • ‘음주 뺑소니’ 김호중 1심 징역 2년 6개월…“죄질 불량·무책임”
  • 오늘의 상승종목

  • 11.1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4,520,000
    • +0.81%
    • 이더리움
    • 4,499,000
    • -3.06%
    • 비트코인 캐시
    • 585,000
    • -4.33%
    • 리플
    • 956
    • +3.58%
    • 솔라나
    • 294,600
    • -1.34%
    • 에이다
    • 762
    • -6.96%
    • 이오스
    • 768
    • -1.79%
    • 트론
    • 250
    • -0.79%
    • 스텔라루멘
    • 177
    • +4.73%
    • 비트코인에스브이
    • 78,000
    • -6.25%
    • 체인링크
    • 19,080
    • -4.5%
    • 샌드박스
    • 401
    • -4.5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