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투자은행(IB)사업부문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들어 인수·합병(M&A), 공개매수, 기업공개(IPO) 등이 활발해지면서다.
30일 IB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해 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HMM의 매각 주관사로 선정됐다.
앞서 매각 주관사 선정 입찰에는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JP모건, 씨티글로벌마켓, 뱅크오브아메리카, UBS 등 경험이 풍부한 국내외 증권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삼성증권이 경쟁사를 제치고 이번 딜을 따내면서 최대 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수수료 수익은 물론 IB부문 경쟁력까지 확보하게 됐다.
공개매수도 증권사 IB부문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들어 오스템임플란트, 에스엠, 한샘 등이 공개매수 대상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공개매수 주관을 맡은 NH투자증권은 1차 공개매수 수수료로 11억 원의 수입을 얻었고,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의 에스엠 공개매수와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한샘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각각 15억 원, 3억 원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PO 시장에서도 지각변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단독 주관을 맡으며 IPO 주관 실적 1위를 지켰던 KB증권은 올해 1분기까지 단 한 건의 상장도 주관하지 못한 상태다. 반면 지난해 1건의 IPO를 진행했던 키움증권은 올해 들어서만 꿈비, 샌즈랩 등 2건의 상장 주관사를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오랜만에 IPO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회사들도 있다. 현대차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한주라이트메탈의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현대차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나선 건 2020년 12월 이후 2년여 만이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티이엠씨, 한화리츠를 상장시키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PF 위기가 불거지며 딜이 깨지는 등 IB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됐지만, 올해는 전통 비즈니스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