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 우회상장, 충분한 정보 공시·스폰서 책임 강화돼야”

입력 2023-03-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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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충분한 정보 공시와 기관투자자의 견제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스팩의 건전한 성장을 위한 간담회’를 통해 “현재 스팩 구조상 스폰서(발기인)는 비우량기업이라도 합병을 진행할 유인이 존재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팩의 스폰서인 증권사가 합병을 성사해야만 자문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만큼 비상장법인에 대한 합당한 평가 대신 합병 성공을 우선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스팩은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명목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말한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이같은 이해상충 요소에 대해 개선방안으로 △기관투자자 견제 역할 △PIPE 제도 도입 △합병 대상회사 과대평가시 스폰서 책임 부과 등을 등을 제시했다.

PIPE 제도는 기관투자자 등이 사모 방식으로 상장회사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지칭한다. 특히 스팩의 경우 스팩 규모가 합병 대상회사가 조달하고자하는 현금 규모에 미달하는 경우 기관투자자가 스팩에 지분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팩의 이해 상충 요소는 스팩 구조의 직접 변경보다는 공시 강화, 스폰서 책임 강화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일반투자자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충실한 공시, 일반투자자로서의 기관투자자 견제 역할, 손실 가능성 등 투자유의사항 안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민 한양대 교수도 최근 스팩 합병 대상회사 과대평가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 "스폰서와 합병 자문업무를 분리해 스폰서의 경영진 책임을 강화하고, 스폰서에 합병 신주 상장 후 일정 기간 시장조성 의무를 부과해 합병 대상 회사에 대한 과대평가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금감원은 이해상충 관련 정보 공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스팩 기업공개(IPO)·합병 증권신고서 공시서식 개정안을 안내했다. 개정안에는 증권사(대표발기인)가 과거 설립한 스팩 수, 합병 성공·실패 건수, 합병 후 주가 추이 등 정보를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은 간담회에서 제시된 증권사, 시장·학계 전문가 의견 및 건의사항을 검토하여 감독·심사 업무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향후 스팩이 건전한 투자수단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발굴·정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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