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인적 쇄신안이 이르면 이번 주 중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사법 리스크 등 이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비명(비이재명)계'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지명직 최고위원과 대변인단 등 주요 당직자들에 대한 개편을 단행할 전망이다.
임오경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인적 쇄신을 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으로 교체 대상이 누구인지(에 대한 결정) 남아있기 때문에 이르면 이번 주(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도부 중 임선숙 최고위원이 사의를 표명하고 이 대표가 이를 수용한 상태다. 임 최고위원은 호남 몫 지명직으로 대체자로 비명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송갑석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 임 대변인은 "사의를 표명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사람을 섭외하느냐는 부분도 있다"며 "아직 정확히 정리된 건 없다"고 했다.
그 밖에도 대표적인 친명계인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 김병욱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김남국 미래사무부총장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인적 쇄신이 비명계의 불만을 보듬으며 당의 결속을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당권을 잡은 뒤 주요 당직에 친명계 인사들을 배치했던 이 대표는 최근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하면서 비명계를 포섭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에 비명계 정태호 의원을 임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에서는 이번 인사의 관건으로 조정식 사무총장을 교체하느냐로 보고 있다. 당의 '살림꾼'으로 통하는 사무총장은 총선 공천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사무총장을 유임하는 한 비명계의 불만은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본지에 "지명직 최고위원 2명과 사무총장, 조직부총장 개편이 핵심"이라며 "나머지 자리는 형식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른 비명계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좋은 사람이 (사무총장직을) 할 수 있으면 좋은데 현실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잘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제일 좋은 건 다 할 수 있으면 (인적 개편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범친명계로 분류되는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이라고 하면 어떤 조직이든 사람이 변해야 변화의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며 "환골탈태가 돼야 하는데 그런 게 다 포함돼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사무총장까지 비명계에 내어주는 건 무리라는 판단도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내려놓는 것도 정도가 있는데 사무총장까지 포기하는 건 사실상 리더십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차도 떼주고 포까지 떼줄 순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