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혼다의 부진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줄 알았던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예상과 달리 동반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혼다는 1만2356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73.8%나 급증해 수입차 시장점유율 20.0%를 기록하는 등 독주체제를 유지해 왔었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엔고현상으로 혼다가 차량 가격을 대폭 인상하자, 차량 판매가 급감해 올 1분기 시장점유율은 8.8%로 내려앉았다.
이에 닛산, 미쓰비시 등의 일본차 업체들은 혼다의 부진으로 반사이익을 얻기를 기대해 다양한 시승행사와 할부 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다.
하지만, 그 반사이익은 예상과는 달리 일본차가 아닌 독일차로 옮겨간 것.
지난 3월 수입차 등록대수를 살펴보면, BMW,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으로 나타나 상위권은 모두 독일차들이 휩쓸었다.
이에 닛산은 주력 판매 모델인 '알티마'를 혼다의 어코드와 비교 시승하는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얼마 뒤 폭스바겐의 파사트를 비교시승 차량으로 추가하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원인을 일본차 업체들이 엔고현상을 견디지 못하고 차량 가격을 인상한 탓이 가장 크다고 꼬집었다.
특히 혼다는 지난 1월에 최고 3.1%에서 3월에는 13.8%까지 큰 폭으로 인상했다.
닛산 역시 4월 들어 최고 5.8% 인상까지 인상했으며, 미쓰비시 역시 평균 7.0%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반면, 독일차 업체들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신차와 프로모션 등을 열어 고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폭스바겐은 지난 3월 총 724대의 차량을 판매해 지난 2005년 국내 진출 이후 사상 최대의 월간 등록대수를 기록하면서 수입차 순위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일본차 업체들이 엔고현상을 견디지 못하고 차량 가격을 인상한 것이 차량 판매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혼다의 부진을 일본차업체들이 수용을 했어야 했는데, 동반 가격인상을 한 것이 일본차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