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가 은행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여전히 경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SVB(Silicon Valley Bank)가 1982년 설립 이후 40년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던 은행인만큼 벤처캐피탈, 스타트업에 연쇄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로쿠와 로블록스 등은 보유현금의 26%, 5%가 SVB에 묶였다고 발표했고, 당장 15일 급여 지급에 문제가 생긴 스타트업도 많을 것이란 전언”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SVB 사태는 일견 한국의 레고랜드와 PF사태와 닮아 있지만, 은행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미국 은행권 총 자산의 50%는 상위 10개 은행에 몰려 있고 그 중 약 40%는 상위 5개사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연준의 과잉 긴축에 따른 여파가 곳곳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여전히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단기성 부채인 예금을 받아 장기성 증권인 MBS 등 채권에 투자해 '장단기 미스매칭'이 발생한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SVB 사태 발발 직후 급락했던 연준 금리인상 확률이 다시 원복되었다”며 “선물시장에선 6월 기준금리가 현 수준(4.5~4.75%)보다 100bp 높은 5.5~5.75%까지 상승할 것으로 프라이싱되고 있다. SVB는 특수 케이스라 원래대로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아직 대다수”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렇게 되면 연준의 금리 인상은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과 달리 미국은 고정금리 대출이 많아 금리인상에 따른 비용을 소비자가 아니라 금융기관이 떠안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SVB의 파산에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SVB의 문제를 실리콘밸리의 특수 케이스로 축소 해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블랙스톤 등 유수의 부동산 펀드도 여전히 돈이 돌지 않아 환매 제한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21~22일 FOMC에서 연준이 50bp인상을 고집하거나 매파적(hawkish) 스탠스를 유지한다면 균열이 급격하게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은 위험자산 전반에 대해 경계적 관점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