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한 기업결합 건수가 글로벌 인수·합병(M&A) 둔화 추세에도 2년 연속 1000건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업구조 재편을 의미하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 건수가 전년보다 19% 가까이 증가했는데 기업들이 위드 코로나 및 금리인상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불확실성·리스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기업결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공정위가 9일 발표한 '2022년 기업결합 동향'을 보면 작년 한 해 기업결합 심사 건수는 1027건으로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1000건을 돌파했다. 기업결합 규모도 총 325조5000억 원에 달했다.
전년대비로는 기업결합 건수가 86건(7.7%), 규모는 23조5000억 원(6.7%) 줄었지만 글로벌 기업결합 둔화세에도 심사 건수가 2년째 1000건을 상회하는 등 비교적 기업들의 M&A가 비교적 활발하게 전개됐다는 분석이다.
전체 기업결합 중 국내기업에 의한 국내·해외기업 기업결합 건수와 규모는 각각 876건, 58조 원으로 전년보다 78건(8.2%), 6조5000억 원(10.1%) 감소했다.
눈에 띄는 점은 사업구조 재편 등을 위한 계열사 간 기업결합 건수(296건)와 규모(13조1000억 원)가 전년보다 각각 47건(18.9%), 2조3000억 원(21.3%) 늘었다는 점이다.
반면 신규 성장동력 확보를 의미하는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 건수(580건)와 규모(44조7000억 원)는 각각 125건(17.7%), 9조 원(16.8%) 줄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국내 기업들이 위드 코로나 및 금리인상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불확실성 및 리스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 재편 위주의 기업결합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은 총 263건으로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의 30.0%를 차지했다. 전년대비로는 39건(12.9%) 줄었고, 기업결합 규모(18조6000억 원)도 14조7000억 원(44.1%) 감소했다.
계열사 간 결합은 112건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의 42.6%를, 비계열사에 대한 결합은 151건으로 57.4%를 각각 차지했다.
기업집단별로는 SK(30건)가 2021년에 이어 기업결합 신고가 가장 많았고, 카카오(19건)·한화(19건)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집단 내 단순 구조개편을 의미하는 계열사 간 결합을 제외할 경우 SK(18건), 한화(9건)·현대자동차(9건) 등 순으로 신고가 많았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의 경우 계열회사가 많은 기업집단들이 기업결합 건수도 많아 사업구조 재편의 필요성이 더욱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체 기업결합 중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총 151건으로 전년보다 8건(5.0%) 감소했다. 기업결합 규모(267조7000억 원)도 16조8000억 원(5.9%) 줄었다.
외국기업에 의한 국내기업 결합 건수는 40건이었으며, 미국·싱가포르, 영국, 중국, 일본 순으로 국내기업에 관심이 많았다.
업종별 기업결합을 보면 제조업이 342건으로 전체의 33.3%를 차지했다. 나머지 66.7%는 서비스업(685건)이었다.
주요 특징을 보면 배달, 택배 등에 필요한 플라스틱 및 종이상자·용기 관련 기업결합과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엔진 등과 관련된 기업결합, 배터리·반도체 등 IT 관련 기업결합이 각각 27건에 달했다.
의료기기·의약품 등 바이오 분야의 기업결합(23건)과 비대면 사업을 의미하는 무점포 소매업 등에 대한 기업결합(12건)도 활발하게 전개됐다.
기업결합 수단별로는 주식취득(305건, 29.7%)이 가장 많았고 이어 합병(254건, 24.7%), 합작회사 설립(253건, 24.6%), 임원겸임(126건, 12.3%), 영업양수(89건, 8.7%)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