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 폭등 등 변수 잇따르자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 마련 나서
계룡건설, 데이터센터·벤처사업
아이에스동서, 폐배터리 재활용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중견 건설사들이 사업 다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미분양 심화·원자잿값 폭등’ 등 대내외적 변수가 잇따르면서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대형 건설사와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데다 본업인 주택사업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5359가구로 전월(6만8148가구) 대비 17.4% 증가하면서 2012년 11월(7만6319가구)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중견사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는데 한창이다. 데이터센터 구축,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신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계룡건설산업은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영역 확대에 따른 사업목적 추가 안건 등을 의결한다. 의결 내용은 △데이터센터의 구축·판매·운영·임대 △벤처사업의 발굴·운영·투자·육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것이다.
데이터센터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컴퓨터 시스템, 통신 장비, 대규모 데이터 저장장치 등이 설치된 시설로 첨단 정보통신 활용을 위한 데이터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를 직접 소유해 운영사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권혁운 회장의 지휘 아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설립 이후 최초로 매출 2조 원을 넘겼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0% 늘어난 3450억 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하면서 건설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16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아이에스동서는 사모펀드(PE)로부터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아이에스TMC의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예고했다.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따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것은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1일 임시국회 업무보고에서 주택시장은 높은 대출금리와 매매·전세 가격의 연쇄 하락 등으로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여러 건설사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단순 주택사업만으로는 회사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보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치중하고 있다”며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해외건설 시장 공략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