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전국 주택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7개월 만에 1000건을 돌파하면서 부동산시장 해빙이 일부 감지됐지만, 비(非)아파트를 포함한 전국 단위 주택 거래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매뿐 아니라 증여와 분양권 전매 등을 포함해도 거래량은 예년보다 급감했다.
2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 월별 주택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5만228건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월 기준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택 거래가 가장 많았던 2020년 7월(22만3118건)과 비교하면 77.5%나 급감한 것이다.
주택 종류별 거래량은 빌라(연립·다세대)와 단독주택(단독·다가구)의 거래가 역대 최소 수준으로 나타났다. 1월 전국 빌라 거래는 6037건, 단독주택 거래는 5067건으로 2006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거래량을 보였다. 아파트 거래량은 1월 기준 3만9124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주택 거래는 서울이 6536건, 경기 1만2022건, 인천 3675건 등이었다. 부산 3515건, 충남 3452건, 경남 3211건 등으로 나타났다.
거래에서 가장 주요 비중을 차지하는 매매만 놓고 보더라도 거래량 급감이 확인됐다. 올해 1월 전국 주택 매매는 2만5761건으로 지난해 1월(4만1708건)의 60% 수준에 불과했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연도별 1월 거래량은 2019년 5만 건에서 2020년 10만1000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2021년 1월 9만1000건 수준으로 소폭 하락한 뒤, 2년 연속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매매량은 수도권이 전월 대비 7.4% 감소했고,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36.5% 줄었다. 지방은 수도권보다 거래량 감소 폭이 더 컸다. 지방은 지난달보다 11.5%, 지난해 1월 대비 39.4%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7개월 만에 다시 1000건을 회복했지만, 주택 시장 호황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1년 1월 거래량은 5766건에 달했지만, 지난 1월은 1417건에 그쳤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금리와 주택 가격 내림세로 인해 주택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의 거래량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특히 빌라 시장은 아파트 시장보다 거래량 감소세가 더 가파르다. 서울 빌라 거래량은 1월 기준 1102건으로 지난해 11월(1165건) 기록한 최저 거래량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빌라 거래량 2863건과 비교하면 61.5% 쪼그라 들었다.
통계 집계 이후 서울 빌라 최저 거래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거래절벽이 닥친 2008년 11월의 1110건이다. 사상 최저 수준의 빌라 거래절벽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전국 기준으로도 빌라 기피 현상은 뚜렷하다. 지난달 전국 기준 아파트 매매량은 전월 대비 2.1%, 전년 동월 대비 27.1% 줄었다. 하지만 아파트 외 거래는 지난달보다 23.7%, 전년 동월 대비 54.1%나 감소했다. 빌라 등 비아파트가 아파트보다 일 년 새 두 배 이상 거래가 증발한 것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전세사기 피해 확산으로 빌라 전세 수요가 대폭 줄었고, 시세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 반등 전까지 빌라시장 부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