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보통주 352만여주…하이브, 李지분 14.8% 확보 '1대 주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인수를 놓고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 프로듀서 측과 SM엔터 현 경영진 측 사이 첫 법정 공방이 22일 열렸다. 이날 양측은 SM엔터의 신주 발행을 경영상 목적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경영권 분쟁 중 지배권 방어로 볼 것인지를 두고 첨예하게 부딪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김유성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이 전 총괄이 SM엔터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진행했다.
SM엔터 측을 변호하는 법무법인(유한) 광장은 “이 사건의 본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한 기업이 회사의 사업구조를 개선하려고 하는데 거기에 대해 권한이 없는 사람이 방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수만 씨 개인을 비난하거나 흠을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다. 이 사건의 쟁점 자체는 1인 프로듀싱 시스템의 문제점을 검토하는 단계에서 나온 것이다. SM엔터 측은 이 사건을 시스템의 개선 문제로 보고 신주 발행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의 잘못된 사업구조를 개선하려는 판단을 오히려 적대적 인수ㆍ합병(M&A)으로 무력화하고, 이 전 총괄과 하이브 측이 국내 엔터시장을 독과점하려는 무리한 시도라는 게 SM엔터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총괄 측을 변호하는 법무법인(유한) 화우는 “(이번 사태를) 촉발한 건 현 SM엔터 경영진이다. 채권자(이수만)를 배제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로 시작된 상황에서 이 사건 신주 발행으로 일방적으로 사업 구조를 변경했다”며 “주주가 지분을 처분하는 것은 본인 의사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어 “SM엔터가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라는 이름을 내세워 기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고 상법에 위법한 행위를 했다는 게 이번 사건의 본질”이라며 “거듭 말하지만 이번 사건은 기존 대주주의 공과를 따지는 재판이 아니다. 잘못한 게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다른 절차를 거치는 게 맞다. 이 사건은 신주 발행의 적법성 그 자체가 법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건”이라고 맞섰다.
또한 이 전 총괄 측은 “SM엔터가 카카오에는 주식을 9만1000만 원에 주면서도 하이브가 높은 가격으로 매수하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는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가 무산되자 나온 태도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측은 이날 법정에서 기존 주장을 반복하며 신주 발행의 성격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는 “이 전 총괄 측이 다음달 6일까지 가처분 신청의 결정을 희망하는 만큼 추가 서면을 28일로 정하고 추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심문 과정 중 이 전 총괄은 하이브 측에 자신의 지분을 양도했다. 이 전 총괄 측은 “이수만 전 총괄과 하이브 간 지난 9일 체결된 SM 발행 보통주식 352만3420주에 관한 주식매매계약의 거래종결(1주당 12만 원)이 금일(22일)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취득하고 1대 주주에 올랐다.
이에 대해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입장문을 내고 “하이브는 지분 인수 과정에서 SM엔터와 이 전 총괄의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했다”며 “SM엔터는 앞으로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춘 기업이자 주주 권익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