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반도체 산업에도 활력이 돌아올까.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활력을 위해 1조 원에 달하는 지원책을 제시했다. 5000억 원이 넘는 정책금융 지원과 반도체 펀드 투자, 인력 양성 등 여러 지원이 담겼다. 다만 반도체 전망이 여전히 어두워 정부 지원에도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활력을 찾긴 어려울 전망이다.
20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세종시에 있는 반도체 장비 수출기업 비전세미콘을 찾아 수출현장을 점검하고 1조 원에 달하는 투자 지원책을 제시했다.
최근 반도체 수출은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44.5%나 감소한 60억 달러에 그치며 6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이번 달에도 10일까지 40.7%나 감소하며 20억4700만 달러 수출에 그쳤다.
이에 이 장관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대책을 제시했다. 이 장관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반도체 아카데미 운영 △정책 금융 지원 △반도체 펀드 투자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론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을 활용해 반도체 소부장 기업을 위한 5300억 원 규모의 정책 금융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 세액공제 확대를 위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관계부처와 논의하고, 반도체 펀드엔 3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로봇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 개발과 인력양성 등 19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규제 개선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반도체 산업이 정부 지원에도 나아질 가능성은 적다는 점이다. 대신 정부 차원에선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수요 감소는 단기적으로 정부나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해놔야 한다는 의미다.
박재근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정부가 크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 세액공제 등 지원을 빨리하고, 반도체 기반 시설을 갖춘 산업단지를 많이 선정해주면 경쟁력이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결국 반도체 산업 활력 회복을 위해선 경기 순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는 상반기 내내 불안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엔 활력을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 신규 서버 CPU가 나오며 데이터 유지를 위한 높은 단가의 D램 수요가 커져 한국 반도체 산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 장관은"수출바우처, 지사화 사업 등 다양한 마케팅 지원을 통해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며 "모든 부처가 힘을 모아 수출을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