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뒷전’도 옛말…성과급 잔치에 통 큰 배당까지

입력 2023-01-26 15:58 수정 2023-03-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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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와중에도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기업들이 임직원에게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성과급 잔치’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성과급이나 사내 유보금으로 쌓아두면서도 주주환원에는 인색했던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의지를 피력하고 있어서다.

기업들이 성과급과 주주환원에 돈을 쓴다는 것은 실적이 뒷받침된다는 의미로, 투자지표로 삼을 만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표적으로 정유업계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고유가 행진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고, 높은 이익은 성과급으로 이어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대오일뱅크는 기본급의 10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GS칼텍스도 기본 연봉의 50%를 지급할 예정이다.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과 S-Oil 성과급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이익은 임직원, 대주주뿐만 아니라 주주들에게도 돌아가고 있다. 기업들이 소극적인 주주환원으로 비판받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주주환원 논의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S-Oil의 경우 고배당주 명성을 되찾을 전망이다. 현대차증권은 S-Oil의 연간 주당 배당금(DPS)을 보통주 기준 5300원으로 추산하면서 안정적인 수준의 배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초 깜짝 배당을 실시한 데 이어 향후 3년간 연간 배당성향 30% 이상을 지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금리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금융지주들도 성과급뿐만 아니라 ‘통 큰’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해외 은행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64%지만, 국내 금융지주는 21~26% 수준에 불과하다”며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7곳에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지주의 성과급·배당 잔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금리로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난 만큼 가계와 기업의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 “은행은 국민 대부분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기 때문에 발생한 이익의 3분의 1을 주주환원, 3분의 1을 성과급으로 한다면 최소한 3분의 1은 국민 내지는 금융소비자 몫으로 고민해야 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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