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입시 업체 이투스가 경영진 교체에 나섰다. 세대교체와 동시에 기존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를 줄이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18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이투스에듀는 최근 정선욱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정 신임 대표이사는 이투스에서 학원사업을 총괄하던 O2O플랫폼사업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대표이사 교체는 작년 12월 이뤄졌고 올해 3월 이사회 주주총회에서 공식화될 계획이다.
기존에 대표이사를 맡았던 문정석 상무는 경영기획본부장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홍태운, 이종서 부사장 역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형중 회장은 경영 전반에서 손을 뗀다. 이투스의 대주주인 김 회장은 2008년 9월부터 대표이사를 역임하다 작년 하반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내부 이사회 회장직을 수행 중이다. 문 상무는 김 회장의 후임으로 임시 대표이사 역할을 해왔다.
이투스 관계자는 "김 회장은 창업주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자문 역할 정도만 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김형중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이투스에듀의 세대교체가 시작됐다고 풀이했다. 김 회장이 15년 가까이 대표이사를 맡았고 최근 이투스에듀의 매출이 하락세인 만큼 변화하는 사교육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대표이사로의 교체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투스에듀의 매출은 2018년 이후 지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2058억 8500만 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 1646억 9300만 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해 2021년 -18.19%가 됐다.
업계 1위인 메가스터디가 2021년에 매출 6225억 4300만 원을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메가스터디는 2019~2020년 매출이 잠시 주춤한 이후 계속 성장세에 있다. 2021년 영업이익률은 15.04%다.
김 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줄이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 회장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경쟁사를 비방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달도록 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12년 5월부터 김 회장은 5년여간 바이럴마케팅업체와 10억 원대 계약을 맺고 자사 강사를 홍보하고 경쟁사 강사를 비난하는 게시글ㆍ댓글 20만여 건을 올리도록 했다. 특히 ‘댓글 알바’로 불리는 사람들은 바이럴마케팅업체의 지침에 따라 수험생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사이트나 커뮤니티에 집중적으로 댓글을 단 것으로 조사됐다.
김 회장이 회사 운영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동을 하고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된 만큼 사법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이투스 관계자는 “경영진 교체 이후 이투스에듀는 입시 교육 사업에서 회사 내실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청솔ㆍ강남하이퍼학원 등 재수종합학원의 입지를 강화하고 온라인 사업 매출을 확대하는 등의 사업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