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PO 주관 실적과 공모가 흥행에서 다소 약세를 보였던 대형 증권사들이 의욕적으로 IPO 주관에 나서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 IPO 주관을 진행 중인 대형 증권사(자기자본 3조 원 이상)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브젠, 제이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나노팀 단독 주관과 오아시스 공동 주관 등 5개 기업의 IPO 주관을 맡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스튜디오미르 단독 주관과 한주라이트메탈 공동 주관 등 2개 기업 IPO를 주관하고, NH투자증권은 오아시스 공동 주관, 신한투자증권은 미래반도체 단독주관으로 각각 1개 기업씩 주관 중이다.
이들 대형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은 그간 IPO 주관 업계 톱으로 꼽혔으나 2022년 실적에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호황기였던 2021년 IPO 주관 실적에서 미래에셋증권은 21개 기업에서 8조9136억 원을 공모해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증권은 17개 기업 3조8105억 원, NH투자증권은 11개 기업 3조7439억 원을 공모하며 국내 증권사 IPO 실적 1, 2,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IPO 주관 실적 1위는 8개 기업에서 13조4479억 원을 공모한 KB증권이 차지했다. 국내 증권사 2위는 5개 기업에서 6021억 원을 공모한 신한투자증권이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각각 15개 기업 5532억 원, 15개 기업 5219억 원, 10개 기업 4393억 원으로 나란히 3~5위로 물러났다.
이러한 실적 변동은 지난해 IPO ‘대어’였던 LG에너지솔루션 주관 실적과 IPO 시장 불황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해당 증권사들은 공모가 흥행 면에서도 비교적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은 15개 기업 중 9개 기업(60%)에서 공모 희망 밴드가 상단을 기록하거나 초과했고, 한국투자증권은 15개 기업 중 8개 기업(53.3%), NH투자증권은 10개 중 5개 기업(50%)에서 공모가 흥행을 거뒀다.
KB증권은 IPO를 주관한 8개 기업 중 5개 기업(62.5%)이 희망 밴드가 상단 혹은 초과하는 공모가를 확정 지었다. 신한투자증권은 5개 기업 중 4개 기업(80%)이 흥행을 기록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연초부터 IPO 주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한편, 실적 1위를 차지한 KB증권은 지난해 말 주식발행시장(ECM)본부장을 교체한 후 올해 들어서는 상장 주관에 나서지 않으며 숨 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대신증권, 신영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올해는 IPO 기업 수가 늘어나고, 하반기 대형 IPO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IPO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 기업 수는 130~140여 개가 예상되고, IPO 공모금액은 약 7조5000억~10조 원의 시장을 예상한다”며 “시장 변동성에 따라 IPO 추진 기업의 추진 시기가 조정될 것으로 예상돼 공모금액 변동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 회복이 기대되는 하반기 대어급 IPO 기업의 상장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