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부가선박 수주 58%로 우위
국내 빅3, 초격차 기술 확보 노력
중국 시장과 초격차를 벌리기 위한 조선업계와 배터리업계가 각고의 노력을 꾀하고 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해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컨테이너선, 초대형 원유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관한 전 세계 발주량 2079만CGT(총화물톤수) 가운데 58%인 1198만CGT를 수주했다. 선박 수로 보면 270척 가운데 149척을 한국이 차지했다. 다만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을 포함한 전체 선박 발주량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4204만CGT(1243억 달러)의 선박이 발주됐는데, 중국은 이 가운데 48.8%를 차지했다. 한국은 37%인 1559만CGT(453억 달러)를 수주했다.
조선업계 관계자 A씨는 “(배) 척수 단위로는 중국을 따라갈 수 없다. 중국은 자국 내 발주가 많다. 또, 상대적 저가의 벌크선 등 우리 기업들이 수지가 안 맞는다고 판단한 선종을 중국이 다가져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위협적인 건 값싼 노동력, 물량 승부 등을 무기로 쫓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 인건비에 대해선 우리는 상대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K-조선사들은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종에 집중하면서 비교우위를 가진다. 조선업계 관계자 B씨는 “보수적인 선박시장에서 우리가 중국보다 글로벌선사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면서 “또, K-조선업계로선 이산화탄소 운반선 등 ‘세상에 없던’ 첨단 분야 기술의 개발로 해외 로열티를 받는 게 초격차를 벌리기 위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중국 시장과의 차별화한 경쟁력을 벌리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가운데 조선업계뿐 아니라 배터리 업계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월∼11월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3사의 점유율(23.2%)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반면 중국은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이 같은 기간 점유율을 32.2%에서 37.1%로, 비야디가 8.8%에서 13.6%로 끌어올렸다.
배터리업계는 중국과의 격차를 줄이고자 초격차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 핵심원자재법(RMA) 도입 추진에 힘입어 국내 배터리 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