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인플레, 긴축 등 맞물린 결과
전 세계 상장사 시총, 25조 달러 감소
채권시장 손실 10억 달러 육박
투자자 10명 중 4명 꼴로 새해 S&P지수 6~10% 상승 기대
전 세계 증시를 추종하는 MSCI 전세계지수(ACWI)는 지난해 18% 하락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미국증시 3대 지수도 14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냈고 유럽에선 영국 FTSE250지수가 똑같은 부진을 겪었다. 범유럽증시인 스톡스600지수는 2018년 이후 최악의 해로 마무리했다.
장기금리 글로벌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2021년 말의 약 1.5%에서 지난해 최대 3.9%까지 급등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를 시작한 1960년대 이래 연간 기준 최대 상승 폭이다.
픽텟자산운용의 루카 파올리니 수석 투자전략가는 “주식과 채권 모두 과거 낮은 인플레이션과 금리라는 상황에 있었던 만큼 최근엔 비싼 값을 치르고 있다”며 “지난해가 주는 교훈은 어느 순간 심판의 날이 있을 것이고, 그 날이 오게 되면 시장에 잔혹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유일하게 호조였다. 글로벌 상품 가격을 종합한 S&P GSCI지수는 약 9% 상승했다.
FT는 “지난해 시장 변동성은 저금리에 익숙해진 글로벌 투자자들이 직면한 환경 변화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부각한다”며 “높은 금리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이나 현금으로 더 나은 이익을 얻을 수 있게 해 주식 등 위험자산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해 역시 세계 경제가 침체 위기에 놓이는 등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각국 목표치에서 크게 벗어나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긴축을 이어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다만 여전히 일부 투자자들은 신중한 낙관론을 펼친다.
미국 CNBC방송이 최근 투자전략가 등 전문가 400명을 상대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4명 꼴로 새해 S&P500지수가 6~1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2명은 11~19%까지도 예측했다.
이들은 매수를 검토해야 할 종목으로는 아마존과 알파벳, 테슬라, 넷플릭스, 메타를 꼽았다. 특히 아마존과 알파벳이 각각 37%의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응답자의 거의 절반은 연준이 연착륙을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응답자 5명 중 4명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새해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해선 응답자 81%가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